현대백화점이 젊은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실험’에 나선다. ‘밀레니얼 세대’와 청소년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온∙오프라인에 걸쳐 선보이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1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신촌점 지하 2층에 e스포츠 전문 팝업 스토어 ‘슈퍼플레이’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곳에선 월간 접속자가 1억명이 넘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국내 프로게임구단과 협업해 만든 유니폼과 가방, 전자기기 등을 100여종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밀레니얼 세대가 많이 찾는 신촌점과 목동점, 판교점 등에 e스포츠 정식 매장을 이르면 연내 열 계획이다. 특히 2020년 하반기 개점하는 여의도점(가칭)엔 대형 e스포츠 매장을 구성한다.
현대백화점은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 관련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19~21일 서울 무역센터점에서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와 유명 인플루언서 10여명이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 무역센터점 등 주요 점포에 SNS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정식 매장도 열 예정이다. 젊은 층이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가 현실화한 데 따른 생존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차별화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패션기업 한섬도 목표 고객층을 더 낮춘다는 계획을 밝혔다. 잡화 브랜드 ‘덱케’의 핵심 고객층을 기존 2030 세대에서 1020 세대로 바꾸고 온라인 전용으로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기존 50만원대였던 판매 가격을 20만원대로 크게 낮추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1020 세대 취향을 고려해 격주마다 신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제품 기획 방식도 개발 초기 단계부터 디자이너와 마케팅, 생산, 소재 담당자가 함께 논의해 속도와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변화를 준다는 전략이다.
한섬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는 건 1987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국내 대기업 패션회사 중 온라인 전용 잡화 브랜드를 내놓은 것도 유일하다고 한섬 측은 설명했다. 한섬 관계자는 “2017년부터 덱케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면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의 전환을 준비해왔다”며 “짧은 유행 주기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패스트 패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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