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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0억원대 시흥~송도 배곧대교 프로젝트,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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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0억원대 시흥~송도 배곧대교 프로젝트, 좌초 위기

입력
2019.03.13 16:15
수정
2019.03.13 17: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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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이어 박남춘 인천시장도 “승인한 적 없다”며 반대 입장 분명히 밝혀

배곧대교 계획노선 조감도. 시흥시 제공
배곧대교 계획노선 조감도. 시흥시 제공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연결 다리로 진행됐던 배곧대교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환경단체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다, 인천시장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나서면서다. 이에 따라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야심 차게 계획했던 시흥시의 배곧대교 건설 프로젝트도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13일 시흥시에 따르면 해상교량인 배곧대교는 총 길이 1.89㎞, 폭 20m, 왕복 4차로이고 총 사업비는 1,553억원 규모다. 하지만 당초 2019년 7월 착공, 2023년 6월 완공할 예정이었던 배곧대교는 전임 시 정부 시절인 2016년 민간투자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이후 후속 작업은 중단됐다. 시흥시에서 지난해 11월 배곧대교 민자사업과 관련,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한 공고도 냈지만 진척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무엇보다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시흥시에선 제3경인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기능 보완과 시흥시 주민들 생활권 확대를 위해선 배곧대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단 주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송도 갯벌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송도 갯벌은 2009년 습지보호구역에 이어 2014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됐다. 이곳을 관통하는 배곧대교가 건설되면 1만9,741.4㎡ 가량의 습지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환경단체 판단이다. 인천녹색연합과 경기만포럼 등 12개 인천ㆍ경기지역 환경단체는 앞서 이달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저어새, 도요물떼새 등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의 도래지인 송도 갯벌을 파괴하는 배곧대교 계획에 대해 인천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남춘 인천시장 역시 배곧대교 건설에 회의적이다. 박 시장은 사회관계형서비스(SNS)인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곧대교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보도된 기사를 보았으나 인천시는 배곧대교 건설을 승인한 적이 없고 승인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인천시는 송도에 있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사무국을 통해 송도 갯벌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네트워크’ 등재를 추진하고 있고 5월엔 EAAFP 사무국 유치 10주년을 맞아 국제심포지움과 2019 세계 철새의 날 행사도 연다”고 전했다. 이어 “갯벌 보호에 앞장서야 할 인천시가 이에 반하는 행정조치를 취한다고 할 때 관련 국제기구와 국제사회가 과연 이를 용인할지, 또한 시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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