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업계 1위인 교촌치킨 신화의 주인공 권원강(68) 교촌에프엔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권 회장은 13일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엔비 본사에서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 행사에서 경영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그가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으면서 교촌은 창사 이래 처음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다.
권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교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과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상, 해외건설노동자, 택시기사 등으로 일했던 그는 나이 마흔에 교촌치킨을 시작했다. 1991년 3월 경북 구미시에서 10평 남짓 작은 가게로 시작한 교촌은 전국에 간장치킨 열풍을 일으키며 연 매출 3,188억원의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교촌치킨은 가맹점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는 대신 내실을 강화하는 경영으로 주목받았다. 교촌치킨 가맹점은 2003년 1,000개를 돌파한 뒤 15년 간 950~1,100개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본사와 가맹점 모두 3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교촌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450여개 가운데 연평균 매출 1위다. 2013년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2015년 일본 도쿄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권 회장과 교촌치킨은 지난해 권 회장의 친척(6촌)인 임원(상무)이 직원들에게 과거 폭언, 폭행을 한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권 회장은 사내 폭행 문제로 퇴직한 해당 임원을 복직시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해당 임원은 다시 사직 처리됐다.
교촌치킨의 경영은 황학수 총괄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2012년 교촌그룹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황 대표는 2015년 교촌에프앤비에서 인적 분할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사장을 맡은 뒤 2017년 9월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에 취임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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