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거점 노인사회문제 해결 전문 기업… 2016년 설립, 지난 7일 사회적기업 인증
“소셜 벤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봉국(30) 알브이핀 대표는 사회적기업 본연의 가치를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회적기업 알브이핀(RVFIN)은 경북 상주시를 거점으로 한 노인사회문제 해결 전문 기업이다. 2016년 설립된 신생기업으로, 지난 7일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자체 디자인한 반지 팔찌 귀걸이 등 액세서리류를 지역 할머니들에게 제작을 맡겨 어르신 일자리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마르코 로호’라는 브랜드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또 각종 교육이나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청년 커뮤니티형 카페 OriginR’ 운영과 기업의 로고 등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주고 각종 홍보ㆍ광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관리하는 브랜딩과 마케팅 서비스 등이 주된 사업이다. 2017년 서울지점을 개설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신 대표는 “브랜딩 사업은 우리가 사용할 브랜드는 물론 독자 브랜드가 부족한 기업에 해당 기업 제품을 가장 잘 어필해주는 브랜드를 만들어 주는 것인데, 빈곤 불균형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최선의 방법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화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전직 초등교사 출신이다. 그는 “군 복무시절 400권 가량 책을 읽으며 소셜 벤처에 관심을 가졌다”며 “내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해준 여동생 신은숙 이사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며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남매는 지난해 안동에서 열린 ‘제1회 전준한 사회적경제 시상식’에서 사회적경제 선언문을 낭독해 주목 받았다.
현재 알브이핀 직원은 15명. 사회적기업치곤 ‘대기업’급이지만 시작은 신 대표 남매 단 둘이서 고향 상주의 시골집 고추 말리는 창고를 사무실로 쓸 정도로 초라했다. 신 대표는 “동생과 일은 벌였는데, 초기엔 월 매출이 60만원밖에 안 돼 ‘이러다 망하는 게 아닌가’ 겁이 날 정도였다”며 “전 임직원과 액세서리 제작을 맡은 할머니 등의 열성으로 지난해 연매출 6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상품 제작을 맡은 할머니들은 모두 20명. ‘매듭지은이’라 불린다. 월 40시간 정도 근무하고 50만원 가량 월급을 받는다. 긴가 민가 하던 할머니들도 소일거리가 생기고 짭짭한 수익이 생기니 너도나도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 대표는 “상주시니어클럽을 통해 소개받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1~2주 교육을 거친 뒤 현업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알브이핀은 마르코 로호 브랜드 제품 판매금액의 일부를 기부한다. 기부처는 소비자가 정할 수 있다. △독거노인생활 △유기동물보호 △장애아동 △결식아동식사 △아프리카 아동지원 등 다양하다.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은 5,000만원에 이른다.
마르코 로호는 아이유, 박보검, 류준열, 아이돌 그룹 위너 김진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등이 마르코 로호 제품을 착용한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다. 신 대표는 “팬들이 연예인들에게 우리 제품을 선물하고 연예인들은 그것을 착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도 더해졌다”며 “최근에는 유명 연예기획사에서 제품을 직접 대량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홍보비로는 단 1원도 쓰지 않았다.
5월부터는 칫솔, 치약 등 라이프케어 제품도 새롭게 선보인다. 또 기부금의 용처를 궁금해하는 고객들과 함께 독거 노인 가정을 방문하는 등의 오프라인 행사도 마련한다.
신 대표는 “회사가 자리 잡히자 대도시 등으로 옮겨보라는 권유도 있지만 옮길 생각은 전혀 없다”며 “지역에서 성장하는 사회적기업의 표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소셜 벤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템 선정과 진정성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알브이핀이 가진 사회적 가치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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