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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협상파 비건까지 “빅딜 때까지 노딜”… 트럼프 행정부 입장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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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협상파 비건까지 “빅딜 때까지 노딜”… 트럼프 행정부 입장 정리

입력
2019.03.12 17:08
수정
2019.03.12 21: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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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완전하게 일치” 강조… 北에 ‘오판 말라’ 경고 메시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 참석해 대북 협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용창 특파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 참석해 대북 협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용창 특파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점진적으로 비핵화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정부 고위 인사들이 거듭 제기한 빅딜론을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 대표인 비건 대표가 이어 받아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 협상 방향을 공식화한 것이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뿐만 아니라 협상파인 비건 대표도 ‘빅딜 때까지 노딜’로 입을 모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건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 참석해 "미국이 원한 만큼 진전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외교는 살아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 문을 열어두면서도 북한이 빅딜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토털 솔루션을 원한다”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더 통 크게 가라’, ‘우리와 함께 가기 위한 비전을 믿으라’고 주문한 사실도 공개했다.

비건 대표는 특히 일괄 타결의 빅딜 접근법에 대해 “미 행정부가 완전하게 일치를 보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8일 “행정부 내 누구도 단계적 접근법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언급을 재확인한 것이다. 실제 이날 그의 언급은 최근 잇단 방송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 빅딜 수용을 압박한 볼턴 보좌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전임 행정부의 실책 중 하나가 북한의 단계적 접근 술책에 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건 대표는 또 북한과 영변 폐기 범위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비핵화 과정에 수반되는 신고가 중요한 이유”라며 완전한 신고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난 1월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후순위로 미뤘던 완전한 신고를 부각시키며 강경해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협상파에서 강경파까지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완전한 일치”라는 언급까지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다름없다. 지난해 10월까지 볼턴 보좌관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프레드 플레이츠는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의 최근 대북 관련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건 대표도 이날 “트럼프 행정부 입장이 강경해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목표였다”며 “제재 해제가 FFVD 목표 달성과 함께 올 것”이라는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뜻임을 거듭 부각시켰다. 여기엔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 기대를 걸어왔던 북한에 ‘오판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대표는 비핵화 일정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인위적인 시간 제한을 설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달성하고 싶다"며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움직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톱다운 방식'에 대해 “대통령은 그것을 배제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고수할 뜻을 보였다. 단계적 접근으로 실패한 과거 협상의 전철을 밟지 않으면서 정상간 담판에 승부를 걸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빅딜론에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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