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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 해남 윤씨 종가 문화 등 계승사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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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 해남 윤씨 종가 문화 등 계승사업 본격화

입력
2019.03.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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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윤씨 종손 윤형식 옹
해남 윤씨 종손 윤형식 옹

해남 윤씨 종가인 녹우당 등 전남 해남군 고산 윤선도 유적지 일대가 종가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복원하는 사업들이 본격화된다.

(재)녹우당 문화예술재단 윤형식(86ㆍ해남 윤씨 어초은공파 18대 종손) 대표는 그동안 재단 이사회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학술행사와 문화재 복원, 종가 음식, 힐링시설 등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재단사업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재단은 올해 1차 사업으로 녹우당 포럼을 결성하여 해남 윤씨가의 문학ㆍ예술 등을 재조명하는 등 실학사상 관련 학회를 지원하고 학술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와 전남도의 지원을 받아 백련지 정비, 금쇄동 성곽 발굴복원사업과 함께 공재미술관 리모델링 사업도 추진한다.

또 2차 사업으로는 해남군과 함께 200년 전통의 해남 차 문화 계승발전, 종가음식ㆍ종가예절ㆍ종택스테이 등 종가 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재단은 한학학교와 기숙사를 설립운영하며 미술관을 건축하고 전망대, 둘레길, 등산로 등 힐링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해남 윤씨 어초은공파는 불천위(不遷位)인 어초은 윤효정(1476~1543), 고산 윤선도(1587~1671)와 공재 윤두서(1668~1715) 가문이다. 이 종가는 지난해 5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유물과 소유 토지 등을 기본재산으로, 전남에서는 최초로(전국 4번째) 종가문화를 보존ㆍ관리하고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해 녹우당 문화예술재단을 설립했다.

실제로 경북지역은 200여 종가가 산재하며 국학진흥원을 통해 2,000억원 상당의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전남지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현재 전남은 70여 곳 종가 중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종가는 40여 곳에 불과하다.

이 같은 이유는 직업을 갖기 어려운 종손들이 자체 예산으로 유적과 유물을 관리하고 계승발전 시켜나가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남 윤씨 종중은 재단을 설립하고 자구책에 나선 것이다.

녹우당 재단은 재단소유 26만여평 토지에 60MW의 태양광발전사업을 신청해 연간 8억원 상당의 이익금을 해남 윤씨가의 유ㆍ무형 유물과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 할 자금으로 활용한다. 이어 태양광사업수익금은 수 백년을 함께 한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금 20%를 지역민에게 나누어 줄 계획이다.

종손 윤 옹은 “녹우당의 녹우는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녹음이 우거진 숲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선비들의 변치 않는 절개와 기상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선조들의 훌륭한 정신과 지조가 현대에 재조명되고, 우리 민족의 자부심과 긍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적 167호 녹우당은 ‘ㅁ’자형 양반식 전통가옥으로 유명하다. 해남군 제공
사적 167호 녹우당은 ‘ㅁ’자형 양반식 전통가옥으로 유명하다. 해남군 제공

한편 녹우당은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조선중기 문신 고산 윤선도 선생이 살았던 집으로 효종이 어린시절 스승이었던 고산을 위해 지어준 집의 일부를 뜯어 해남으로 옮겨 지은 사랑채다. 녹우당에는 국보 제 240호인 공재공 윤두서 자화상과 제481호인 가전고화첩, 제482호인 종가문적, 제483호인 고려시대 노비문서 등 보물 32점과 고문헌 고서적 7,000여점 등 3만여점에 달하는 유물과 유적 및 문헌을 보관되어 있다.

녹우당이 보유한 문헌과 고서적은 다산 정약용(윤두서의 외증손)이 강진유배 당시 집필한 어유당전서의 자료가 되기도 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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