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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몰카폰 의혹 ‘정준영 황금폰’ 추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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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몰카폰 의혹 ‘정준영 황금폰’ 추적 나선다

입력
2019.03.12 18:18
수정
2019.03.12 21: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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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 연예인 “카톡 전용폰 있다”… 휴대폰 확보에 수사력 집중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입건된 가수 정준영이 12일 오후 모자를 눌러쓴 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홍인기가자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입건된 가수 정준영이 12일 오후 모자를 눌러쓴 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홍인기가자

경찰이 여성들과 맺은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찍어 유포한 혐의로 가수 정준영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한 데 이어, 검찰도 3년 전 불법 촬영 혐의로 정준영이 입건됐던 사건 기록 재검토에 나섰다. 각종 ‘몰래 카메라’ 사진, 동영상이 담겼다고 연예계에 알려진 ‘정준영 황금폰’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다.

대검찰청은 2016년 10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피소된 정준영에게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과정을 재검토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정준영은 2016년 8월 성관계 중 동의 없이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여자친구 A씨로부터 고소당했다. A씨는 곧 고소를 취하했지만, 서울 성동경찰서는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정준영에게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 검찰에 송치했다.

정준영은 경찰 수사 때 촬영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휴대폰이 고장나 자체적으로 사설업체에 정보 복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이 언론에 유출될 것을 우려해 서둘러 검찰에 해당 사건을 송치했다. 정준영은 검찰 수사 단계에선 휴대폰을 제출했는데, 검찰은 이 휴대폰에서 그가 촬영했다는 성관계 동영상을 찾지 못했다. 증거인멸을 위해 정준영이 휴대폰의 동영상을 지웠거나, 동일 기종의 다른 휴대폰을 제출해 속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11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정준영의 휴대폰을 복구한 자료가 한 사설복구업체에 있다”라는 제보를 입수하고 보강 수사를 통해 다시 검찰에 영장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사건 당시 상황을 녹취한 파일을 제출했는데, 이 파일을 분석한 결과만으로도 정준영이 혐의가 없다는 것이 인정돼 사건을 종결했다”고 말했다.

 

가수 정준영이 지난해 9월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가수 정준영이 지난해 9월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공교롭게도 정준영이 A씨를 촬영한 시점은 2016년 2월이다. 이번에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정준영의 몰카 의혹은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간이다. 시기가 겹친다. 경찰은 이 기간 몰래 촬영당한 여성 피해자가 10여명 정도 된다고 보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이 A씨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준영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준영에게는 카카오톡 전용으로 쓰는, 다양한 사람이 저장된 휴대폰이 따로 있고 이를 황금폰이라 부른다’는 언급이 있었다. 이 황금폰이 범행에 주로 쓰였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찰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정준영의 휴대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몰카 파문이 확산되자 미국에서 방송 촬영 중이던 정준영은 이날 오후 6시 5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급히 귀국했다. 모자를 눌러 쓴 정준영은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라고 짧게 답변한 뒤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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