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 월 70만원 이상
영어 지출 최다… 1년 새 7.2%↑
방과후 학교 참여율 5년째 감소
초중고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6년 연속 상승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생 중 10명 중 1명은 매달 70만원 이상의 고액 사교육비를 부담하고 있었다. 교육당국의 각종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도 학부모들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12일 교육부가 통계청과 공동으로 실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9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인 2017년 27만2,000원 대비 7% 늘어난 금액이다. 1인당 사교육비는 2010년 이후 줄어들다 2013년을 기점으로 반등, 6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전년도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특히 월 70만원 이상의 고액을 지불하는 학생도 전년도(8.3%)보다 1.6%포인트 늘어 9.9%를 차지했다. 사교육을 받는 10명 중 1명은 70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 지역으로 국한해서 보면 이렇게 고액을 부담하는 학생 비율은 19.6%로 뛰었다.
과목별 사교육비는 ‘영어’가 8만5,000원으로 전 과목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를 이어 △수학 8만3,000원 △체육 3만1,000원 △국어 2만1,000원 순이었다. 교육당국은 수능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서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으나, 오히려 전년도(7만9,000원)에 비해 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올해 처음으로 ‘진로∙진학 학습상담’ 비용을 사교육비에 포함해 공개했다. 일명 ‘대학 입시 컨설팅 비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해 연간 총 금액은 616억원이었는데, 참여한 학생들은 상담 1회당 11만8,000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지역과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차이도 두드러졌다. 서울 지역 고등학생은 1인당 월 48만4,000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했지만 충남 지역 고등학생은 19만1,000원만 썼다. 월 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한 달에 50만5,000원의 사교육비를 냈으나 200만원 미만 가구는 9만9,000원만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반면 교육당국이 사교육비 경감 대책 중 하나로 시행하고 있는 ‘방과 후 학교’의 참여율은 5년째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2014년 59.3%, 2015년 57.2%, 2016년 55.8%, 2017년 54.6%에 이어 지난해 51%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감소 폭(3.6%포인트)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컸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사교육비 폭증은 수능 영향력을 확대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계속되는 ‘불수능’ 등 정부가 발표하는 교육 정책마다 사교육 유발 요인이 내재된 결과”라며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올해 사교육비도 역대 최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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