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공수처법 등 국회 통과 촉구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2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역사상 최초로 (권력기관 개혁) 네 가지 과제 실현을 위한 법안이 모두 국회에 제출됐다”며 “이제 정말 국회의 시간이다. 그리고 주권자 국민의 관심이 각별하게 필요한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서도 국회 관련 발언을 한 데 이어 연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통과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조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의 요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주권자 국민의 관심이 각별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권력기간 개혁 법안의 요지를 △입법, 사법, 행정부 고위공직자의 범죄 예방과 엄벌을 위한 공수처 신설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ㆍ정치개입 근절을 위한 국가정보원법 개정 △검찰과 경찰 관계의 재구성을 위한 수사권 조정 △국가경찰 비대화 우려 해소 및 지역주민 중심 치안 서비스 강화를 위한 자치경찰제 도입 등 네 가지로 언급했다.
조 수석은 최근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연일 국회를 거론하며 법안 처리 통과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9일 공개된 알릴레오에선 공수처 설치를 바라는 여론이 높은 데도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수처는 촛불혁명의 요구인데 현 국회는 촛불혁명 이전에 구성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격투가 진행되는데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약 중 하나인 공수처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정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공수처법 통과에 반대하는 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공수처 설치에 대한 청와대 청원에 답변자로 나와 “야당 탄압 수사가 염려되면 국회의원 등 선출직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야당에선 조 수석이 국회를 겨냥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나서 “대통령의 비서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좀 자제를 해달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 대치가 길어지면 이번 국회에서도 법 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해,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차원이 아니겠냐”고 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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