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의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가 지네딘 지단(47)을 새 사령탑으로 다시 맞았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감독을 맡았던 조제 무리뉴(56)가 새 사령탑에 내정됐으나 선수들이 그를 거부하면서 지단이 9개월 만에 다시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1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단 감독과 2022년 6월 30일까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1년 6월까지 계약된 산티아고 솔라리(43)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부임 5개월 만에 경질된 데 따른 계약이다. 이를 두고 영국 미러는 “스타 선수들이 모리뉴 감독을 거부하면서 지단 감독이 9개월 만에 레알 마드리드에 복귀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영국 언론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모리뉴 감독이 연봉 1,700만 파운드(약 253억원)에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현역 시절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세 차례나 뽑히고 '아트사커' 프랑스 대표팀의 중원 사령관으로도 활약한 미드필더 출신 지단 감독은 2016년 1월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고 나서 역대 사령탑으로는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뤘다. 명장의 반열에 오른 그는 그러나 지난해 5월 말 스스로 감독직을 내려놨다. “레알 마드리드는 계속 승리해야 하고 변화해야 한다”며 “팀과 나 자신을 위해 물러날 때가 됐다”는 게 그가 밝힌 이유였다.
그러나 지단 감독이 물러난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급격히 흔들렸다. 2018-2019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11일까지 16승 3무 8패, 승점 51로 3위에 처져 있다. 1위 바르셀로나(승점 63·19승 6무 2패)에 크게 뒤져 리그 우승은 힘든 처지다.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에서는 역시 라이벌인 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만나 1, 2차전 합계 1-4로 무릎 꿇었다. 대회 4연패를 노렸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약스(네덜란드)에 패해 탈락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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