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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공소장은 검찰발 미세먼지 신기루”…사법농단 재판 막 올랐다

입력
2019.03.11 18:26
수정
2019.03.11 21: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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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농단 사건 첫 정식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농단 사건 첫 정식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검찰 수사와 공소장을 “가공의 프레임” “신기루”로 공격하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를 “유에서 무를 창조해 낸 것”이라고 맹비난한 것까지 감안하면 향후 사법농단 재판은 치열한 공방으로 진행될 공산이 커졌다.

임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11일 첫 정식 공판에서 미리 준비해 온 입장문을 10여분간 읽어 내려갔다. 재판에 넘겨진 지 117일 만에 법정에 서서 수사를 받는 동안 느꼈던 소회와 향후 재판에 임하는 자세 등에 대한 격정적인 토로였다.

임 전 차장은 우선 “사법부가 재판거래를 통해 정치권력과 유착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닌 가공의 프레임”이라며 검찰 수사와 공소사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8개월간 사법행정 전반에 걸쳐 진행된 전례 없는 검찰 수사로 연일 고초를 겪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동료 법관과 법원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입을 뗀 그는 “양승태 사법부가 검찰이 단정하듯 재판거래를 일삼는 사법 적폐의 온상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법원행정처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의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다”면서 “루벤스가 그린 성화(聖畫)를 어떤 사람은 포르노라고 하듯 피상적으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임 전 차장은 특히 검찰의 수사과정에 대해 ‘일방적 여론전’이라면서 피의사실 공표를 문제 삼았다. 변호인 또한“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와 언론 보도로 진실은 온데간데 없고 임 전 차장은 이미 괴물 같은 중범죄자가 됐다”며“피의사실 공표는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차장은 그러면서 재판부에“검찰발 미세먼지에 반사된 신기루와 같은 허상에 매몰되지 말고 명경지수 같은 마음으로 공정하게 심리해달라”고 당부는 잊지 않았다.

임 전 차장이 검찰 공소사실에 담긴 모든 혐의를 공개적으로 부인함에 따라 향후 사법농단 재판에서는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은 “임 전 차장은 법관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없고, 심의관들은 본연의 업무를 했을 뿐 ‘의무 없는 일’은 하지 않았다”면서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뒤, “검찰이 직권남용죄를 남용하고 있다”고 되받아 쳤다. 일선 법관에 대한 의견 개진에 대해서도 “행정처의 의견을 판결에 반영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고, 검찰의 공소장에 법원이 예단을 갖게 할 수 있는 의견이 기재돼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배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임 전 차장은 지난해 11월 일제 강제징용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임 전 차장 재판은 앞서 1월 재판부의 집중심리 계획에 반발한 변호인단 전원사임으로 파행을 맞이했다가 최근 이병세(사법연수원 20기)ㆍ배교연(변시 3회) 변호사가 새로 변호인단에 합류하면서 재개됐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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