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협력 등 공동성명 채택… 볼키아 국왕 “관계 더 격상할 수 있길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신(新)남방정책과 브루나이의 ‘비전 2035’ 정책 간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교류ㆍ협력을 강화하기로했다. 자원부국인 브루나이의 액화천연가스(LNG)관련 협력과 교량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한국의 투자와 사업 참여를 확대키로 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ㆍ안정 구축을 위해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다르스리브가완의 브루나이 왕궁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브루나이는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브루나이의 비전2035 전략이 조화롭게 추진돼 미래 신기술ㆍ신산업 분야까지 협력을 넓히고 공동 번영을 함께 이뤄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인 대림산업이 짓고 있는 ‘템부롱 대교’건설 현장을 찾아서도 신남방정책과 비전2035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템부롱 대교는 브루나이만(灣)을 사이에 두고 저개발지역인 동부(템부롱)와 개발지역인 서부(무아라)로 나뉜 브루나이 국토를 연결하는 30㎞ 규모의 해상교량이다. 브루나이 경제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2조원 규모의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문 대통령은 “템부롱 다리야말로 균형발전 사업으로,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동반 및 포용적 성장의 좋은 사례”라며 “이런 가치 있는 사업에 우리 기업이 큰 역할을 해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신남방 지역 수주액이 전통적 해외건설 시장인 중동 지역을 넘어서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시장을 대통령이 직접 점검하고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앞서 양 정상은 브루나이 주력 산업인 LNG 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에너지ㆍ인프라 사업에서의 투자와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24개 항의 ‘한-브루나이 정상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특히 ‘한반도 운전자론’을 앞세운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또한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볼키아 국왕은 11월 한국에서 개최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앞서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자는 제안을 해놨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국왕께서 직접 점보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모습을 우리 국민들이 보게 된다면 더더욱 기뻐할 것”이라고 친근감을 표했다. 볼키아 국왕은 2014년 '양국 수교 30주년' 국빈방한 당시 전용기를 직접 조종하고 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세안 순방 마지막 날인 16일 캄보디아에 있는 세계적 유적지 앙코르 와트를 방문키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방문해 한국인과 전 세계에 앙코르 와트를 널리 소개하고, 유적 복원 사업에 한국 정부가 기여해 온 점에 감사한다는 의미로 캄보디아 정부가 요청했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앙코르 와트 프레아 피투 사원군 복원 사업은 우리 문화유적 복원기술을 활용해 진행되고 있다. 코이카(KOICAㆍ한국국제협력단)가 2023년까지 총 1,100만달러를 무상원조 할 계획이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