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3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행진을 끝내기 위해 ‘G8 씽큐’로 승부수를 던졌다. 품질과 기능은 기존 모델 대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도 가격은 경쟁사의 중가폰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LG전자는 이달 15~21일 국내 이동통신 3사 전 매장, LG베스트샵 등에서 차세대프리미엄 스마트폰 ‘G8 씽큐’ 예약판매를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작인 ‘G7 씽큐’보다 성능이 향상됐으면서도 출고 가격은 89만 7,600원으로 1,000원 가량 더 낮아진 것이다. 이 가격은 삼성전자가 중가 시장을 위해 별도로 내놓은 갤럭시S10e(89만9,80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계속 높아지면서 고객 부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보다 많은 고객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능과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도록 출고 가격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낮아졌다고 신제품의 기능이 기존 모델보다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비행시간 거리측정(ToF) 방식 최첨단 3D 센서를 활용한 ‘Z카메라’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을 구현하는 데 유리한 Z카메라는 손가락을 휴대폰에 대지 않고도 앱을 실행하거나 전화를 받는 등 ‘에어 모션’ 기능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카메라는 사람마다 다른 정맥 모양도 인식해 생체 인증 보안 기능도 한 단계 더 높였다.
LG전자 휴대폰의 특징인 ‘명품 사운드’ 기능도 향상됐다. 화면이 소리를 내는 ‘디스플레이 스피커’는 고객이 화면 어디에 귀를 대더라도 선명한 통화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 제품은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화’를 이끈 홈가전(HE) 사업 본부장인권봉석 사장이 휴대폰 사업 부문(MC) 본부장으로 임명된 뒤 내놓은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권 사장에게 HE 부문과 MC 부문 본부장을 모두 맡기는 인사 발령을 냈다. TV 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본 궤도로 올려 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G8 씽큐가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 LG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격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예상과 달리 G8 씽큐 판매가 부진할 경우 LG 스마트폰 사업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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