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이 회사에서 처음 월급 받았다며 내복을 사다 준 게 엊그제 같은데, 어린애 같던 손주가 벌써 직장인이 돼 월급봉투를 내미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신입사원 부모님 초청행사’에 참석한 신입사원 박준영(27)씨의 할머니 박춘희(78)씨는 “손자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어릴 때 늘 할머니께서 몰래 용돈을 쥐어주시곤 하셨다”며 “오늘 해외출장 중인 아버지가 못 오신 게 아쉽지만 응석만 부리던 손자의 어엿한 모습을 할머니께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행사에선 첫 월급봉투 전달식도 진행된다. 올해로 10년째인 이 행사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준 신입사원의 부모를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며 앞으로 자녀들이 하게 될 업무 등에 대해 회사가 설명하는 자리다. 신입사원 역시 차례로 무대에 올라 회사 임직원들에게 부모를 직접 소개한다. 이날 행사에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등록금 한 번 내주지 못했던 아들로부터 월급봉투를 건네 받고 눈물을 보이거나, 늦둥이 딸의 첫 월급에 감동한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품 안에 자식이란 말처럼,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이 순간부터는 회사가 부모가 돼 더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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