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으로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경로인 동부연안에서 해상스모그 관측을 시작했다. 한국도 백령도 해상에서 같은 작업을 진행중이어서 서해를 중심으로 한중 양국의 오염물질 정보 교환을 비롯한 환경협력이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중국 기상국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 차오페이뎬(曹妃甸) 해역에서 해상 기상 모니터링에 나섰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이 모니터링은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공기입자와 안개방울 등을 채취해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상국은 “해상 관측과 해상 서비스 제공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한 뒤 “앞으로 스모그 조건 하에서의 대기오염 농도, 시ㆍ공간 분포 특징 등을 분석해 오염물질 형성 원인과 확산 과정을 심도있게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상과 해상의 공기오염이 어느 정도 연관돼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차오페이뎬은 두바이를 모델로 인공섬 위에 건설한 공업도시로,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을 앞두고 열악한 공기질을 개선하고자 수도권의 철강 공장을 대거 이전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중국 기상당국이 동부연안의 해상스모그 관측을 본격화할 경우 한중 양국의 미세먼지 관련 정보 교환과 공동 대응책 마련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한중 양국은 지난달 26일 베이징에서 환경장관 회담을 열고 대기질 예보 정보 및 인공강우 관련 기술 교류,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보고서 발간, 예비저감조치 정보 교환 및 공동조치 추진 등에 합의했다. 중국의 해상스모그 관측은 대기오염물질의 이동 경로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이처럼 스모그의 원인과 해상 전파경로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속도를 내는 동시에 오염의 발원지로 지목된 내륙의 공기질에 대해선 그간의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는 11일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를 인용, 1998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 베이징의 대기환경이 뚜렷하게 좋아졌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황은 83%가 줄었고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도 각각 43%, 55% 감소했다. 환구시보는 “베이징의 대기환경이 개선된 건 막대한 시간 투입과 자원 배분, 정치적 의지가 합쳐진 결과”라며 “세계적인 대도시가 어떻게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달성할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사례”라고 추켜세웠다.
리간제(李幹傑) 생태환경부 장관은 이날 “지난해 전국 338개 도시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9.3% 내려갔다”고 밝혔다. 더우슈화(窦树华) 전국인민대표대회 환경자원보호위원회 부주임도 전날 “12개 도시, 38개 기업에서 임의로 조사를 실시해 22개 기업에서 발견한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면서 “오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공격전의 핵심은 푸른 하늘을 지키는 전투”라고 말했다. 중국은 대기오염 예방 자금을 지난해 200억위안(약 3조3,700억원)에서 올해는 25% 늘어난 250억위안(약 4조2,100억원)으로 늘렸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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