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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한국어 퀴즈도 척척... 미세먼지 뚫고 온 ‘외국 아미’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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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한국어 퀴즈도 척척... 미세먼지 뚫고 온 ‘외국 아미’ 만나보니

입력
2019.03.10 18:41
수정
2019.03.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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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팬덤 어디까지...야외 행사에 모인 아미 1만명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팬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 모려 방탄소년단 관련 퀴즈를 풀고 있다. 양승준 기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팬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 모려 방탄소년단 관련 퀴즈를 풀고 있다. 양승준 기자

‘정국이가 엄마한테 간다고 한 곳은?’ 1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시청광장. 대형 스크린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관련 퀴즈가 떴다. 그룹의 히트곡 ‘노 모어 드림’에서 멤버인 정국의 랩 내용을 묻는 질문이었다. “알았어 엄마 지금 독서실 간다니까”란 가사를 모르면 풀지 못하는 문제였다. 보기로는 학원과 독서실이 나왔다. 답이 독서실이라고 생각하면 행사장 입장 때 받은 부채의 보라색 앞 면을 들고, 학원이라 여긴다면 그 반대로 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한 여성이 문제가 나오자마자 부채의 앞면을 오른손 위로 뻗었다. 결과는 정답. 퀴즈를 단숨에

맞춘 이는 한국인이 아니었다. 방탄소년단 외국 팬인 미국 미시간주 출신 데즈레(29)씨.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데즈레씨는 한국 팬 못지않게 방탄소년단 퀴즈를 막힘 없이 풀었다. 퀴즈에 앞서 스크린에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불타 오르네’ 뮤직비디오가 나오자 “싹 다 불태워라”라는 한국어 가사를 따라 거침없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미세먼지의 공습도 방탄소년단을 향한 해외 팬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데즈레씨는 동료 영어 교사인 알리사(29)씨와 함께 ‘아미밤’(방탄소년단 응원봉)을 들고 광장을 찾았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 5기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 ‘런 아미 인 액션(Run ARMY in Action)’ 참여를 위해서였다. 런 아미 액션은 ‘아미피디아(ARMYPEDIA)’의 야외 행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미피디아는 아미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합성어. 방탄소년단의 팬이 그룹 데뷔일인 2013년 6월 13일부터 올해 2월 21일까지 2,080일의 기록을 바탕으로 출제한 문제를 푸는 세계 규모의 이벤트다. 온라인을 비롯해 야쿠르트 이동 카트, 시내 대형 전광판, 전화 박스 등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찾아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방탄소년단이 팬덤인 아미와 온ㆍ오프라인에서 함께 그룹의 역사를 쌓는다는 취지의 이벤트다.

방탄소년단의 외국 팬들은 야외에서 즐기는 K팝 이벤트를 신기해했다. 미국에서 한국에 온 지 3년 차라는 영어 교사 스토리(31)씨는 “지금까지 이런 팬 문화를 본 적이 없다”며 “팬들과 같이 방탄소년단 퀴즈를 풀고 노래를 즐기는 게 정말 흥미롭다”며 웃었다. ‘외국 아미’의 입에선 “아미는 가족”이란 말까지 나왔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외국 팬들은 밖에서 방탄소년단 퀴즈를 함께 풀었다. 교환 학생으로 한국 대학에 왔다는 독일인 사브리나(21)씨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며 “QR코드를 찾아 문제를 푸는 이벤트가 정말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방탄소년단 팬 1만 명이 몰렸다.

방탄소년단의 아미피디아 이벤트는 이르면 올 상반기에 나오는 앨범에 녹아 들 것이라는 게 팬들의 전망. 방탄소년단의 멤버인 RM은 지난 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어워즈에 참석해 외신과 인터뷰 하면서 “새 앨범은 (아미에 대한) 보답이 콘셉트”라고 말한 바 있다. 아미피디아와 새 앨범이 팬들과 방탄소년단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인터랙티브 작업인 셈이다.

방탄소년단이 199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미국 아이돌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의 신곡에 언급된 것도 최근 화제를 모았다. 뉴키즈 온 더 블록은 세계 보이그룹의 역사를 짚은 노래 ‘보이즈 인 더 밴드’에서 엔싱크, 백스트리트보이즈와 함께 “BTS”를 호명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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