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그랜드슬램’이라 불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 오픈이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는 로저 페더러(38ㆍ4위ㆍ스위스)와 노박 조코비치(32ㆍ1위ㆍ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3ㆍ2위ㆍ스페인)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총출동했지만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는 두 ‘뉴 페이스’가 받고 있다.
먼저, 프라네시 구네스바란(30ㆍ97위ㆍ인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가든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니콜로즈 바실라쉬빌리(28ㆍ18위ㆍ조지아)를 2-1(6-4 6-7<6-8> 7-6<7-4>)로 꺾고 대회 32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는 구네스바란의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데뷔 무대다. 구네스바란은 1회전에서 브누아 페르(30ㆍ69위ㆍ프랑스)를 꺾으며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2회전에서도 예상외의 승리를 거뒀다.
어릴 적 테니스를 좋아했던 할아버지의 권유로 코트에 입문한 구네스바란은 프로 데뷔 이후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400~500위권에 머물던 ‘그저 그런’ 선수였다. 2015년에는 선수 생활을 그만둘 결심도 했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 너를 믿는다”는 응원에 다시 라켓을 고쳐 잡았다. 그리고 새로운 코치와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화려하게 비상했다. 구네스바란은 지난해 생애 최초로 ATP 챌린저 대회 타이틀을 따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들며 30살에 늦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는 “중요한 순간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정신적으로 강해졌다”고 말했다. 구네스바란은 대회 3회전에서 이보 카를로비치(40ㆍ89위ㆍ크로아티아)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노린다.
한편 첫 도전부터 강렬했던 10대 소년도 있다. 캐나다의 19살 신예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58위)은 대회 사흘째 펼쳐진 2회전에서 세계 랭킹 10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그리스)를 2-0(6-4 6-2)으로 제압했다. 알리아심은 치치파스에게 단 한 번도 서브게임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단숨에 이번 대회 요주의 인물로 떠올랐다. 2019년 시즌을 세계랭킹 108위에서 시작한 알리아심은 현재 58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알리아심은 “믿을 수 없는 결과”라며 “특히 요즘 좋은 경기를 펼치는 치치파스를 상대로 이렇게 잘 할 줄은 나도 몰랐다”고 기뻐했다. 알리아심은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31ㆍ22위ㆍ스페인)과 니시오카 요시히토(24ㆍ74위ㆍ일본) 경기 승자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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