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주인공 할머니들에게 책주머니를 선물하고 편지를 썼다고 청와대가 10일 밝혔다. 영화는 경상북도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는 모습을 배우는 내용으로, 김 여사는 지난 4일 영화에 나온 할머니들의 자녀 및 손자ㆍ손녀와 영화를 관람했다.
김 여사가 영화 관람 후 할머니들에게 보낸 책주머니에는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과 할머니들의 이름도 새겼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1930년대 태어난 ‘가시나들’에게 배움의 기회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박해와 가난 속에서 어머니의 자리를 지켜낸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여든 줄에 이르러 글자 배울 용기를 내고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처음으로 이름 석 자를 쓰는, '떨리고 설레는 첫 순간'을 맞이하는 '칠곡 가시나들'의 얼굴을 보며 덩달아 마음이 환했다”고 적었다. 김 여사는 “'칠곡 가시나들'에게 처음으로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가 자신들이 주인공인 '칠곡 가시나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너무 늦은 처음이지만 이제라도 스스로 찾아내신 ‘그 모든 처음’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김 여사 또 “이제 '가시나들'이라는 말은 나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패기, 나이에 꺾이지 않고 설렘과 기쁨의 청춘을 살아가는 지혜로 다가온다”며 “오늘을 사는 '칠곡 가시나들'의 '내 나이 열일곱'이라는 선언에 박수를 보낸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의 선물을 받은 할머니들은 영상편지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청와대로 답장을 보냈다. 청와대 페이스북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할머니들은 한 남성이 읽어준 김 여사의 편지 내용을 듣고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렸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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