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ㆍ말레이ㆍ캄보디아 방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브루나이ㆍ말레이시아ㆍ캄보디아 등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 국빈방문을 통해 신(新)남방정책 강화에 나선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시장을 올해 첫 해외 순방으로 택함으로써 경제 외교에 강조점을 찍은 모습이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정체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지지를 모으는 것 또한 주요 순방 목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을 출발해 12일까지 브루나이, 14일까지 말레이시아, 16일까지 캄보디아를 차례로 방문한다. 브루나이는 에너지ㆍ인프라, 말레이시아는 할랄, 캄보디아는 금융 등 각국 특성에 맞는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행사들이 순방일정으로 채워졌다.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추진한 신남방정책에서 가시적 성과를 일궈내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담긴 행보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첫 순방지인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 도착한 뒤, 11일 볼키아 국왕 주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어 양국 정상회담과 양해각서 서명식이 열린다. 같은 날 로열 레갈리아 박물관을 찾고, 브루나이 최대 건설공사로서 한국 기업이 수주한 템부롱 대교 건설사업 현장을 격려 방문한다. 템부롱 대교는 동서로 분리된 브루나이 국토를 연결하는 해상 12㎞, 육상 10㎞의 교량으로, 4개 공구 중 핵심 구간인 해상교량 부분 2개 공구를 대림산업이 6억 달러에 수주해 올해 5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볼키아 국왕 주최 만찬을 끝으로 브루나이 일정을 마무리한다.
문 대통령은 12일에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도착 직후 한국 기업이 주최하는 한류ㆍ할랄 전시회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동포간담회를 한다. 문 대통령은 13일 압둘라 국왕 주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마하티르 총리와 회담하고 양해각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양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회담 결과를 공개한다. 두 정상은 양국 간 기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ICT(정보통신기술)·인공지능 등 첨단기술과 스마트시티 같은 미래형 인프라 협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대응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같은 날 저녁에는 국왕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14일 한ㆍ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것으로 말레이시아에서의 일정을 마친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방문, 동포간담회를 연다. 15일에는 독립기념탑 헌화를 한 뒤 국왕 주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훈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양 정상은 농업·인프라 건설ㆍ산업ㆍ금융 등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 직후 양해각서 서명식에 참석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한다. 이어 ‘한강의 기적을 메콩강으로’를 주제로 한 양국 간 비즈니스 포럼에 훈센 총리와 함께 참석하며, 포럼에서 기조연설도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그날 저녁 국왕 주최 국빈만찬으로 일정을 끝낸다.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말 한국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ㆍ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정상 차원의 협조를 당부하고 우리의 신남방정책에 대한 아세안 역내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순방 의미를 밝혔다. 아울러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후 첫 순방인만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적극 지지해왔던 3국을 중심으로 아세안 차원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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