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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의 오해와 진실

입력
2019.03.09 19:14
수정
2019.03.0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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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이 생기면 시야가 점점 좁아지면서 결국에 시력을 잃게 된다. 녹내장으로 진행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녹내장이 생기면 시야가 점점 좁아지면서 결국에 시력을 잃게 된다. 녹내장으로 진행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인 녹내장은 안압 상승, 혈액 순환 장애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시신경이 손상되고 시야결손이 진행되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10~16일은 녹내장을 알리기 위한 ‘녹내장 주간’이다. 세계녹내장협회와 세계녹내장환자협회가 녹내장을 바로 알리기 위해 지정했다.

우리 국민의 녹내장 인식도는 극히 낮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녹내장 환자 710명 가운데 63명(8%)만이 자신의 질환을 인지했다. 국문석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900만 명이 녹내장으로 실명하지만 빨리 발견하면 90% 정도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녹내장은 실명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적지 않은 오해가 많아 이에 대해 알아본다.

▲안압이 정상이면 녹내장에 걸리지 않는다?

녹내장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높은 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라 정상 안압이면 녹내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이 약해져 발병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생하는 녹내장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임에도 불구하고 발병하는 녹내장을 말한다.

높은 안압의 기준은 개인 시신경 상태에 따라 변한다. 똑같은 안압이라도 시신경이 약한 사람에게 높은 수치일 수 있고, 시신경이 튼튼한 사람에게 정상 수치일 수 있다.

실제 사람마다 시신경이 느끼는 안압은 수치화돼 있는 범위와 다를 수 있기에 안압이 높은 사람에게만 녹내장이 발병한다는 것은 오해다. 또한, 눈이 얇거나 물렁한 사람은 안압이 낮게 측정될 수 있어 실제로는 안압이 높지만 정상인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젊은 사람은 녹내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노화는 녹내장의 주원인의 하나로, 노화가 시작되는 40세 이후 녹내장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젊은 층이 녹내장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현재 국내 녹내장 환자의 약 17%는 40세 미만이다. 2012년 11만4,000명에서 20017년 13만4,000명으로 40세 미만 녹내장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젊은 층에게 생기는 녹내장의 주원인은 고도근시와 가족력이다. 근시 환자의 눈은 근시가 없는 사람의 눈보다 앞뒤 길이가 길어져 있기에 두께가 얇아져 있고 시신경이 약해 같은 안압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다.

2011년 미국안과학회지(Ophthalmology)에 실린 ‘개방각 녹내장 위험요소로서의 근시 (Myopia as a Risk Factor for Open-Angle Glaucoma)’라는 분석 결과, 근시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녹내장 발병 위험이 2배가량 높았다.

이처럼 젊은 층에서 녹내장이 생기는 원인은 노화보다 근시이기에, 근시가 비교적 심한 사람은 안과를 정기 방문해 정밀검진을 받아 예방하는 게 좋다.

이에 한국녹내장학회(회장 김창식)도 올해 ‘녹내장 젊다고 안심하지 마세요’를 주제로 젊은 녹내장 환자 조명 및 인식증진을 위해 제작한 포스터ㆍ안내문 등 홍보물을 전국 주요 병ㆍ의원 안과에 비치하고, 전국 44개 병ㆍ의원에서 학회 회원들이 녹내장에 관심 있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강연회를 연다(한국녹내장학회 홈페이지 koreanglaucoma.org 참조).

▲녹내장에 걸리면 결국 실명한다?

녹내장은 전 세계적으로 3대 실명질환의 하나다. 하지만 무조건 실명하는 질환은 아니다. 발병 후에도 꾸준히 치료하면 진행속도를 늦추고 시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또한 녹내장 발견 시기, 종류, 치료여부 등에 따라 예후(豫後)가 달라진다. 하지만 치료를 받아도 한번 나빠진 시신경을 원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실망해 치료를 중단하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시야 결손이 진행되므로 결국 녹내장이 악화돼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실명하지 않도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유영철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센터장)는 “녹내장에 대한 여러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간혹 오해할 수 있는 내용도 많다”며 “위험한 질환인 만큼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녹내장 환자가 하지 말아야 할 7가지 생활습관]

①흥분하지 말기

녹내장은 감정의 동요로 영향 받기 쉬운 병이다. 마음을 편히 하고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

②목이 졸리거나 몸을 팽팽하게 압박하는 옷을 입지 말기

넥타이나 목이 조이는 옷들은 상공막 정맥압을 높여 안압을 올릴 수 있다. 넥타이는 약간 느슨하게 매고 조이는 옷은 피해야 한다.

③담배 피지 말기

담배는 혈액순환을 방해해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④술을 적게 마시고 다량의 물, 커피, 차 등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지 말기

다량의 수분섭취, 카페인 등은 혈압뿐만 아니라 안압도 높일 수 있다.

⑤어두운 곳에서 영화감상, TV시청, 독서하지 말기

어두운 곳에서 작업하면 동공이 커지면서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을 막아 안압이 올라갈 수 있다.

⑥짜거나 매운 음식 먹지 말기

녹내장이 고혈압과 관련이 있으므로 혈압을 높이는 음식, 즉 짜거나 매운 음식, 과다한 카페인 섭취 등은 혈압뿐만 아니라 안압을 높일 수 있다.

⑦얼굴 빨개지는 운동하지 말기

물구나무 서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얼굴 빨개지는 활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 즉 조깅이나 자전거타기 등은 도움이 된다.

녹내장 켐페인 전개
녹내장 켐페인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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