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전용구장 첫 경기… 에드가 1호골·조현우는 선방 쇼
포항 홈 개막전엔 비바람 속 1만3,464명 입장... 팀은 석패
대구FC 에드가(31)가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대구FC의 새 둥지 DGB대구은행파크의 개장 첫 골 주인공이 됐다. 대구는 역사적인 홈구장 개장 첫 골을 팀원이 작성한 데 이어 김대원(23)의 환상적인 추가골로 2-0 완승을 거두며 ‘집들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해까지 육상트랙이 깔린 대구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사용했던 대구는 도심 속 축구전용구장 DGB대구은행파크로 홈 구장을 옮긴 뒤 9일 첫 경기를 치렀다. 첫 날부터 만원관중(1만2,172명)을 맞은 대구는 경기 초반부터 알루미늄 바닥을 이용한 ‘발 구르기’ 응원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전반부터 원정팀 제주의 거센 공격에 수 차례 실점 위기를 맞은 대구는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8)의 선방 쇼로 한숨을 돌렸다.
후반부턴 완전히 대구의 잔치 분위기였다. 에드가는 전반 31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상대 수비 두 명을 직접 제친 뒤, 쭉 뻗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왼쪽 골 문을 가르며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첫 골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전북과 공식 개막전, 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멜버른 빅토리전에 이은 3경기 연속 골이다. 후반 40분엔 김대원이 세징야(30)의 짧은 코너킥을 이어받은 뒤 수비를 등지고 돌아서면서 호쾌한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성공해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새 경기장의 접근성과 관람환경에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대구역에서 도보 10분안팎의 거리에 위치한 덕에 도심 외곽에 위치했던 기존 홈 구장 대구스타디움보다 찾아오기 쉬운데다,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도 7m 정도로 가까워졌다. 같은 대구 연고 구단인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팬이라는 전승란(28)씨는 “올해는 야구장만큼 축구장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했다. 3년 전 개장한 삼성라이온즈파크(일명 ‘라팍’)와 더불어 최적의 프로스포츠 관람 환경이 조성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야구는 라팍, 축구는 디팍(DGB대구은행파크의 줄임말)’이란 말도 나온다.
경기 시작 전 경기장 밖에선 입장권을 구매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이 속출하는 보기 드문 광경도 연출됐다. 경북 구미시에서 차량으로 1시간 가량 이동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송영진(44)씨는 전석 매진 소식을 듣고 펑펑 우는 아들 호준(7)군을 달래면서 “K리그 경기가 매진일 거란 상상조차 못했다”고 했다. 경기를 마친 에드가와 김대원은 “팬들과 더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어 한 발씩 더 뛸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관중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좋은 성적”이라며 ‘이기는 축구’를 약속했다.
한편, 같은 날 시즌 두 번째 홈 경기를 펼친 인천은 전반 19분 남준재(31), 26분 무고사(27)의 연속골로 후반 32분 박기동(31)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경남을 2-1로 꺾었다. 선제골을 기록한 남준재는 경기 도중 경남 용병 조던 머치(28)와 충돌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다행히 당일 의식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준재의 부상 땐 위급상황이라고 판단한 경남 의무진이 먼저 달려와 선수를 살피는 동업자정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전북은 1만9,164명의 관중이 들어찬 수원 원정에서 로페즈(29)의 멀티골과 김신욱(31), 문선민(27)의 소나기 골로 4-0 완승을 거두고 ‘절대 1강’의 본색을 드러냈다.
포항의 홈 개막전이 열린 10일 스틸야드에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 1만3,464명의 관중이 들어찼지만, 팀은 전반 5분 터진 데이비드(30)의 페널티 킥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상주 공격수 송시우(26)에 내리 두 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데뷔 첫 멀티골을 기록한 송시우의 활약 속에 상주는 2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포항은 2연패 늪에 빠졌다. FC서울도 성남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같은 날 광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2(2부리그) 경기에선 광주가 펠리페(30)의 시즌 첫 해트트릭을 앞세워 지난해 2부 리그 우승팀 아산을 4-0으로 꺾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대전과 부천도 나란히 2연승을 거뒀다.
대구ㆍ포항=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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