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8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양우(61) 전 문화관광부 차관은 정통 행정 관료 출신이다. 문체부 업무 전반에 능통한 인사로 평가받으나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 CJ E&M의 사외이사를 맡아온 이력에 대한 시민사회와 영화계 반발이 강해 장관 임명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1958년 광주 출생으로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박 전 차관은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발을 디뎠다.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문화관광부 공보관, 문화관광부 관광국장을 거쳐 노무현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차관(2006년 8월~2008년 2월)을 역임했다. 이후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 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서왔다. 중앙대 부총장,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로도 일했다. 서울대 행정학 석사, 영국 시티대학 예술대학경영학 석사, 한양대학교 관광학 박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장관 후보자 지명 브리핑에서 “박 후보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직과 업무 전반에 능통하며 빠른 상황판단은 물론 뛰어난 정책기획력과 업무추진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문화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체육계 정상화 등 복잡한 현안을 원만히 해결하고 ‘문화비전2030’의 심화 발전을 통해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화계와 시민단체는 박 전 차관의 후보자 임명이 거론되자 CJ E&M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맡고 있는 박 전 차관의 이력을 들어 최악 인선이라며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박 전 차관은 2014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임기로 CJ E&M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영화 반독과점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준비모임은 5일 성명서를 내고 “특정 대기업계 인사가 문체부 장관에 오를 경우 CJ E&M의 영화계 지배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강한 우려를 보였다. 공대위 준비모임은 “(박 전 차관이) 한국영화배급협회장,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공동 대표를 지내면서 일관되게 CJ그룹의 이해만 충실히 반영했다”고도 비판했다. 공대위 준비모임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한국 영화계 주요 단체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도 8일 입장문을 내 박 전 차관을 “대한민국 영화 산업의 다양성 파괴자”라 규정하고 “대기업 논리 일변도의 문화 정책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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