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던 삼성전자가 올해는 미국 인텔에 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8일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9.7% 줄어든 631억달러(약 71조7,000억원)를 기록해 인텔에 이어 2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인텔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706억달러(약 80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3년 만에 다시 1위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기록적인 호황을 맞이한 2017년 2분기 17조5,800억원의 반도체 사업 매출을 기록하며 인텔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4년간 전세계 반도체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인텔을 앞지른 엄청난 성과였다. 이후 6분기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18조7,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187억달러(약 20조9,000억원) 매출을 기록한 인텔에 다시 따라 잡혔다. 지난해 전체 연간 매출에서는 삼성이 우위를 점했지만, 올해는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다시 인텔에 뒤처지게 된 것은 최근 들어 악화한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 때문이다. 올해 들어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약 3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매출 중 메모리 반도체가 8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이 둔화하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도시바 등 메이저 업체들 모두 20% 이상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영향으로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4,689억달러(약 529조6,000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IC인사이츠는 보고서에서 “올해는 악명 높은 반도체 시장의 불안한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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