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나온 2018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에서 현직 장관 중 사실상 혼자 낙제점을 받았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7일 단행된 개각에서 살아남았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에서 안경환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구원투수 격으로 등판한 박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ㆍ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장수하는 초대 장관으로 남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권력기관 개혁 추진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문 대통령 의중이 박 장관 유임의 주된 배경이라는 게 여권의 중론이다. 앞선 올 1월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조국 초대 민정수석이 유임되면서 박 장관의 생존도 어느 정도 예견돼온 측면이 없지않다. 박 장관이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권력기관 개혁 과제를 두고 비(非)검찰 출신, 교수 출신의 공통점이 있는 조 수석과 탄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온 만큼, 인사 물갈이로 자칫 검찰개혁 등에 후퇴한다는 인식을 주는 데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관련 개혁입법에 가시적인 진전이 없어 혹평을 받은 박 장관은 한편으로 성과에 예민한 집권 3년차 현정부에서 마지막 기회라는 통첩을 받은 셈이기도 하다. 박 장관은 2018년도 정부업무평가에서 교육ㆍ환경ㆍ고용노동부 수장과 함께 ‘미흡’ 평가를 받았다. 낙제점을 받은 4개 부처 중 3개 부처 장관은 모두 교체됐다. 지난해 8월 개각으로 교육부는 유은혜 장관, 고용노동부는 이재갑 장관으로 교체됐으며, 환경부에도 같은 해 11월 조명래 장관이 새로 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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