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 차 전문가그룹 전진 배치
공직 분위기 쇄신 국정 성과 ‘올인’
일자리, 자영업 등 돌파구 마련하길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중소벤처기업부ㆍ행정안전부 장관 등 7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취임 이후 가장 큰 폭의 개각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장관 겸직 현역 의원과 출마 희망자가 퇴진 의사를 밝힌 게 중폭 개각으로 이어진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교육부 국방부 등 5개 부처 장관을 바꾼 바 있다. 이로써 18개 부처 중 초대 장관은 법무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등 3곳만 남게 됐다. 집권 3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이 진용을 갖춘 셈이다.
이번 개각에선 대통령의 통치철학에 충실한 정치인이나 캠프 출신 대신 전문가그룹을 전진 배치한 게 두드러진다. 내년 총선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진영ㆍ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을 제외하면 모두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학자와 관료 출신이다. 진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중도 성향이고, 민주당의 ‘경제통’인 박 의원도 비문(비문재인)계로 분류된다. ‘코드 인사’라기보다는 통합과 실력에 초점을 맞춘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도 “본격적인 문재인 정부 국정 2기를 맞아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고 공직 사회의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는커녕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 기존 주력산업마저 경쟁력 저하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중기벤처부와 과학기술부는 신사업 벤처와 고(高)기술 스타트업 육성, 소상공인 지원,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R&D 지원 및 인재 양성을 떠맡은 핵심 경제부처다. 행안부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자치경찰제 도입, 대형 안전사고 예방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청와대가 강력한 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걸면서 내각에 시시콜콜 지시하는 만기친람식 국정 운영을 해온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청와대정부’라는 비판을 제기했던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내각이 책임지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간 대통령 눈치를 보며 존재감이 없던 장관들도 좀 더 분발해야 한다. 민심을 제대로 읽고 여당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탁상행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성패는 집권 3년 차인 올해 국정 성과에 달려 있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내놓는데 ‘올인’해야 한다. 이번 개각이 공직사회 분위기를 일신해 국정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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