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석규가 살면서 둘째 형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가 배우로 활동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형 덕이 컸다.
한석규는 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우상' 관련 인터뷰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80년대, 열여섯 살에 배우가 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처음으로 연기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저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뭔가 보고 그 생각을 한 거다. 작품에 반했던 거다"라며 "어떤 공연을 보고 몸에 전율이 오더라. 생전 경험하지 못한 경험을 했다. 평생 그런 경험을 또다시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밝혔다.
당시 한석규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작품은 뭐였을까. 바로 윤복희가 출연했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다.
한석규는 "민감하고 감수성 풍부하던 나이에 작품을 본 거다. 유관순기념관에서 단체관람으로 봤다. 우리 둘째 형이 그림을 했는데, 어릴 때부터 명화집이나 화집을 많이 접했다. 둘째 형은 순수미술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었는데, 나보다 여섯 살이 많다. 내 인생에 엄청난 반응을 준 사람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니까 좀 예민했겠나. 그림 그리는 사람은 불행하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많다"며 "내가 인생에서 그 형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싶다"고 전했다.
또한 한석규는 형이 대학교 실기시험 보러 갈 때도 함께 해줬다면서 "나한테 첫 질문을 해준 사람이다. '너 이 다음에 어떤 직업으로 살고 싶으냐' 그런 질문을 해준 사람이었다. 연기자가 됐을 때도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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