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8일 지명된 문성혁(61) 후보자는 한국인 최초로 스웨덴 세계해사대학 교수로 임용된 항만ㆍ해사ㆍ물류 분야 전문가다.
문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한국해양대 항해학과와 동 대학원을 각각 졸업하고 1992년 영국 카디프대학교에서 항만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한국해양대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1995년 해수부 민자유치사업계획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며 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2003년 참여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과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현대상선에서 일등 항해사(1987~1988년)로 현장 경험을 쌓고, 2002년 한국해양대 실습선인 ‘한나라’호 선장으로 활동한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문 후보자의 전문성은 2008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해사대학 교수에 임용되며 빛을 발했다. 세계해사대학은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1983년 스웨덴 말뫼에 세운 대학원대학교로, 매년 각국에서 파견된 해운ㆍ조선 분야 중견 공무원과 민간 해운선사 임직원 등 100여명에게 2년간 석사 과정을 가르친다. 임기택 IMO 사무총장도 세계해사대학 석사 출신이다. 이번 장관 후보자 발표 시점에도 문 후보자는 스웨덴에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해사대학은 해운ㆍ항만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교육기관”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세계해사대 교수 임용 당시 “해양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생각할 때 더 많은 인력이 국제기구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관가에서는 해운ㆍ항만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문 후보자를 해수부 장관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작년 해수부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수렁에 빠진 해운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포함한 200척 규모의 선박건조 지원에 나서는 한편, 미국ㆍ유럽 등 원양항로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해사대학 교수로서 세계 해운 동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권위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소감문을 통해 “해운산업 재건, 어촌과 수산업 발전, 신(新)해양산업 육성 등 주요 정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해양강국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자 한다”며 “현장에 계신 분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드리는 바다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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