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세현 “북한 동창리 복구는 빨리 회담하자는 얘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세현 “북한 동창리 복구는 빨리 회담하자는 얘기”

입력
2019.03.08 15:26
수정
2019.03.08 15:27
0 0

 “볼턴 재수없는 사람” 지칭 후 비판에는 “맥락 파악 못했다” 반박도 

미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최근 북한 평안북도 철원군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2018년 12월 5일 촬영한 서해 미사일 발사장 모습.
미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최근 북한 평안북도 철원군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2018년 12월 5일 촬영한 서해 미사일 발사장 모습.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은 후속 회담을 서둘러 개최하자는 제스처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충격요법’은 미국 내 강경파를 자극해 협상 무용론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북한의 신중한 대처와 남한의 조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8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근 북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에 대해 “과거의 북한 협상 전술로 봐서는 빨리 회담을 시작하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보도기관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된 것처럼 자꾸 이야기 하고 있다”며 “대내적으로 그렇게 하면서 이런 행동을 취하는 것은 빨리 회담을 하자는 사인”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복구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기 이전부터 진행됐던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이 부분은 북한의 협상 전략 일환이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동창리 시설이 가지는 전략적 가치를 낮게 판단하자, 협상카드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향후 폐쇄가 예상됨에도 시설을 보강했다는 것이다. 그는 “(핵 전력에) 쓸모 있는 것을 자진해서 해체했기 때문에 (비핵화 과정의 일환으로) 인정을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는 취지로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발사대 폐쇄의 대가로 얻어낼 수 있는 반대 급부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하지만 회담 결렬 후 발사대 복구 작업을 이어 가는 충격요법으로 후속 회담을 촉구하는 전략은 미국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그간의 과정이 물거품이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 강경파는 북한과 협상을) ‘해봤자 소용 없다’는 여론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결국 트럼프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즉 북미 회담 결렬 과정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앞세울지, 최근 수 주 내에 협상팀을 평양에 보내 후속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앞세울지에 따라 이후 북미 정세가 급변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후속 대화에 응하지 않고 발사대 복구 등 현재의 강경책을 고수할 경우 미국 정가에서 협상 무용론에 무게가 실려 크게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회담 결렬이 미국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대화에 다시 참여할 명분을 주는 방안과 관련, “우리 대통령이 다리를 놔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원포인트 판문점 회담을 할 수 있는 안을 만들고,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한 뒤 다시 워싱턴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볼턴 보좌관을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정 전 장관이 동맹국 관료를 모욕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그는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정 전 장관은 2002년 당시 볼턴 보좌관이 증거도 없이 북한을 압박해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가동 사실 자백을 받아내려 했다는 대화를 전해 들었고 그 결과 북한과의 비핵화 논의가 파탄이 났던 사실을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이 과거부터 북미 협상을 중단시키는 역할을 해 왔던 것을 지적한 정 전 장관은 “(하노이) 확대회담 자리에 그 사람이 보이길래 ‘이거 오늘 틀렸구나’ 하는 생각을 해서 속된 말로 ‘재수 없다’고 했더니 거두절미하고 제가 동맹국 안보 보좌관을 능멸한 이상한 사람이 됐다”고 해명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