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이라는 훈장을 단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이번엔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까.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1)와 2선발인 워커 뷸러(25)의 복귀 페이스가 늦어지면서 류현진은 리치 힐(40)과 임시 1, 2선발로 압축됐다. 그 중에서도 개막전 선발로는 류현진이 적합하다는 현지 매체의 평가가 나왔다.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다저스웨이는 8일(한국시간) "커쇼와 뷸러가 개막전에 나설 수 없다면 다저스는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은 선발진 중 커쇼에 이어 다저스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다. 이를 고려해 류현진에게 개막전 선발의 명예를 주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다저스웨이는 “류현진은 2018년 평균자책점 1.97로 맹활약했다. 커쇼가 부상이 아니었음에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첫 경기 선발로 류현진을 등판시켰다"는 점도 상기했다. 또 “다저스 개막전은 애리조나와의 홈 경기다. 류현진은 지난해 홈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5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면서 ”개막전 선발로 류현진이 등판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 현지 언론들은 힐을 1선발, 류현진을 2선발로 내다보고 있었다.
시범경기 안정적인 투구 내용도 호평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첫 등판에서 1이닝 동안 13개, 두 번째 등판에서 2이닝 29개를 던진 류현진은 투구이닝을 3이닝 정도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개막시리즈에서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룰 것이 유력한 힐은 7일 클리블랜드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9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세 번째 등판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데이브 로버츠(47) 감독의 마음도 기울 가능성이 높다. 만약 류현진이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되면 2001년 박찬호(당시 다저스)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가 된다.
한편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커쇼는 어깨 통증 이후 아직 불펜피칭도 시작하지 않았다. 뷸러는 불펜피칭을 소화하고 있지만 실전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다저스는 현재 시범경기에 등판 중인 류현진과 힐, 마에다 겐타(31), 훌리오 우리아스(23), 로스 스트리플링(30)을 중심으로 시즌 초반 선발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오는 29일 다저스타디움서 애리조나와의 개막 4연전을 치른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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