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카풀 허용 합의’ 주요 내용]
택시 사업영역 넓힌 플랫폼 택시, 우버 시스템 결합해 승차거부 방지
카카오, 운행횟수 대신 시간제한 수용… 극단 대치 ‘카풀 문제’ 풀어
7일 택시ㆍ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제한적 카풀 서비스 허용에 전격 합의하면서 그 동안 중단됐던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등 새로운 형태의 택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카풀 서비스는 어떻게?
승차공유 업계는 이번 합의로 법적 지위가 불완전했던 카풀 서비스가 제도권 안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보다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규제 혁파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카풀은 지난해 12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로 중단됐었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운행 횟수를 하루 2회로 제한했고, 기본료는 2㎞당 3,000원에 이동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을 책정했다. 현재 택시 요금의 50~60% 수준이다. 결제 요금의 20% 정도를 카카오 측이 수수료로 받고 나머지를 카풀 기사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합의에서 카풀 기사들의 운행 횟수 제한 대신 출ㆍ퇴근 시간 제한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행법상 ‘출ㆍ퇴근’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만 카풀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제한 시간 내에서라면 카풀 기사가 경로 상에 있는 여러 명을 한꺼번에 태울 수 있게 됐다. 다만 시간 제한 기준을 ‘탑승 시간’으로 할 것인지, ‘하차 시간’으로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추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반면 기존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풀러스 측은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풀러스 관계자는 “시민들이 택시가 안 잡혀 불편을 겪는 시간대는 ‘금요일 밤 강남역’으로 대표되는 데, 이 시간대에 카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어 유감”이라며 “시민들이 공감할 수 없는 결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귀갓길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가장 어려운 시간대로 꼽히는 심야시간이 빠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플랫폼택시란?
이날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상반기 출시에 합의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쉽게 말해, 공유 자동차 서비스 ‘우버’의 각종 서비스를 승용차가 아닌 택시와 결합하는 형태다.
우버가 남는 승용차를 운송 서비스에 이용하는 사업 모델이라면 플랫폼 택시는 우리나라의 남는 택시에 우버 시스템을 결합한다는 의미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택시를 예약하고 사전결제도 가능하게 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 택시는 기사가 콜을 거부할 수 있어 승차 거부가 많은데 플랫폼 택시는 승차 거부 없이 배차가 예약되는 택시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택시가 정착되면 △공항 이동 서비스 △통학 서비스 △반려동물 운송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결국 택시업계 입장에선 사업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승차공유를 통해 새로 생기는 시장을 택시에서 많이 흡수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택시 월급제와 초고령 기사 제한은?
택시 월급제와 관련해선 이미 국회에 발의된 법안(박홍근 의원의 택시발전법 개정안 등)이 향후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법안이 월급제 시행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합의문엔 ‘연계 법안을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사납금 제도는 택시 기사의 근로시간이 10시간을 넘어도 소정 근로시간으로 간주돼 노사간 합의로 근로시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구조”라며 “약간의 기본급을 주고 남는 돈을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실제 일한 시간만큼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받는 구조를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고령 운전자의 개인택시 감차 방안에서 ‘초고령자’의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학문적으로 고령화, 초고령 하면 75세 정도로 보고 있긴 하다”며 “이 부분은 계속 논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