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고(故) 박선욱씨가 산업재해 피해자로 인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박씨 유족의 유족 급여와 장의비 청구에 대해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박씨 사건을 산재에 해당하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고 7일 밝혔다.
공단은 “판정위원회가 유족과 대리인의 진술을 듣고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재해자는 매우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로 업무를 더 잘하려고 노력하던 중 신입 간호사로서 중환자실에서 근무함에 따라 업무상 부담이 컸다”며 “직장 내 적절한 교육체계나 지원 없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해 피로가 누적되고 우울감이 증가해 자살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이번 업무상 질병 인정 사례는 간호사 교육 부족 등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과중한 업무와 개인의 내향적 성격 등으로 인한 재해자의 자살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 것으로, 향후 동일ㆍ유사 직종 사건의 판단에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해 2월 설 연휴 첫날 세상을 떠났다. 병원 내 가혹 행위에 못 이겨 투신했다는 의혹이 간호계를 중심으로 제기됐으나 경찰은 이른바 '태움'(선배 간호사의 후배 괴롭힘)이라고 불리는 가혹 행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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