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업체 쿠팡에서 배달업무를 맡는 일명 ‘쿠팡맨’의 70%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쿠팡 제공

“하루는 자정에, 다른 날은 새벽 2시에, 그 다음 주는 아침 10시에 출근하는 식으로 근무시간이 들쑥날쑥 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어요. 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니까요.”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로켓배송’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의 배달노동자인 ‘쿠팡맨’들의 하소연이다. 불규칙한 근로시간 등 근로환경이 악화돼도 고용불안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쿠팡맨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쿠팡맨 약 3,500명 중 70%(2,450여명)가 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비정규직이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쿠팡맨들이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해 정당한 노동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갑작스러운 근로시간 변동처럼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도 못하고, 심야 근무 시 휴게시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무 중 발생한 사고도 자발적으로 은폐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8월 노조가 출범, 1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 측의 성실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의 핵심 요구안은 △6개월 이상 비정규직 근무자의 정규직 전환 △동일 업무를 맡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동일처우다. 노조에 따르면 정규직의 월급은 330만원(세전), 계약직은 280만원이다. 2014년 이후 동결된 기본급 인상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19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조정중지 판결을 받아 쟁의권 행사를 위한 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다.

하웅 쿠팡지부장은 “차량과 상품 박스에 노조의 요구사항을 적어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며 “사측이 성실한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부분파업은 물론 총파업까지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쿠팡노조의 조합원은 약 450명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정규직 전환이 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6개월 단위로 계약 갱신을 하고 있지만 근속 2년이 채워지면 정규직 전환 심사 대상자를 선발해 정규직 전환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세민 쿠팡 홍보팀 차장은 “자발적 퇴사를 제외한 정규직 심사 대상자들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90%가 넘는다”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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