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입찰 경쟁 방식 광고인 ‘슈퍼리스트’를 폐지하기로 했다. 배달앱의 입찰식 광고는 그 동안 음식점 간 경쟁을 부추기고, 지속적인 광고비 증가로 음식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됐었다.
7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입찰 경쟁을 통해 낙찰자와 가격이 결정되는 앱의 최상단 광고 상품인 슈퍼리스트가 다음달 30일 폐지된다. 5월부터는 경쟁 없이 원하는 업주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노출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개방형’ 광고로 바뀐다.
개방형 광고인 ‘오픈리스트’(가칭)는 앱 초기화면 최상단 3개 광고 자리(슬롯)에 경쟁 없이 누구나 광고 노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신청 업소가 3곳을 초과할 경우 ‘롤링’ 방식으로 순서대로 노출되는 방식이다. 광고 비용도 슈퍼리스트처럼 ‘최고가 입찰’이나 ‘월정액’이 아니라 해당 광고를 통해 음식점 매출이 발생했을 때만 부과(총 음식 주문 금액의 6.8%)하도록 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슈퍼리스트를 폐지한 것은 일부 자영업자, 중소상인 관련 단체에서 “과잉 경쟁을 유발한다”며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는 입찰 광고 폐지까지 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내부 논의 끝에 매출 하락을 감수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슈퍼리스트는 2016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입찰 광고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와 국내 포털사이트, 이커머스 등 여러 분야에서 자리잡은 방식이다. 배달앱계에서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의 조치로 향후 IT 업계에서도 개방형 광고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최근 전국의 배달앱 이용 음식점 업주 5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과반수가 입찰 광고의 폐지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 광고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51.4%로 ‘필요하다’(21.6%)는 의견의 2배가 넘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슈퍼리스트는 현재 배달의민족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 수익원이지만 매출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입찰 광고를 폐지하게 됐다”며 “음식점 업주들의 이익 증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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