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인물] <4> 김호섭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대구경북 장기 교환근무 전 분야 확산 바람직”

김호섭(49)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대구시 공무원이 된 지 3개월째 접어들었다. 1월1일 새벽 0시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제야의 타종행사’에서 경북도 공무원을 잠시 접고 대구 공무원으로 바통터치한 그는 이제 “우리 대구”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래도 가끔 권영진 대구시장과 얘기하다 “지사님”이라는 호칭이 튀어나와 황급히 주워 담기도 한다.
그는 권 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이끌고 있는 시도 상생 프로젝트의 주인공이다. 시도간 국장과 과장급 공무원 장기 교환근무의 첫 실험인물이기도 하다. 7일 대구시청 3층 그의 집무실에서 상생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대담=전준호 대구한국일보 편집국장
_대구 공무원으로 3개월째 일해보니 어떤가. 대구와 경북의 차이가 느껴지나.
“경북의 공직사회를 보면 대부분 도가 업무를 기획하고 일선 시군이 실행한다. 대구에서는 시가 기획부터 실행, 예산집행까지 도맡아 추진한다. 그러다보니 대민접촉도 더 많다. 공식 루트를 통해 도민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 경북도와는 달리 대구시는 항상 시민을 응대할 준비를 해야 한다.”
_대구 파견 얘기듣고 걱정도 했을텐데.
“문화와 체육, 관광 분야는 지역사회와 네트워킹이 잘 되어 있어야 하는 업무라서 걱정이 앞섰다. 대구 와서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는데 한 달 걸렸다. 덕분에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구의 혁신을 위해 ‘사고 한 번 쳐라’는 분도 계셨다.”
_지난달 말 대구시민주간 행사가 열렸다. 현장을 지휘해보니 어떤가.
“이런 형식의 행사는 지자체 중 대구만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올해 3회째를 맞아 ‘대구시민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는 슬로건 아래 대구정신확산과 대구만의 강점발굴을 통한 자긍심 고취, 흥과 끼가 넘치는 대구시민의 예술성 발휘라는 3가지 주제로 30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자랑스런 시민정신을 드높이고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되찾기 위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지켜보면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_대구시티투어 운행방식이 이달부터 확 바뀌었다.
“친숙한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타뿌까’를 애칭으로 정했다. 기존 비인기노선은 코스에서 제외하고 삼성창조캠퍼스, 오페라하우스, 대구미술관 등 핫플레이스를 신규노선에 추가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공연과 가족사랑 이벤트도 투어에 지원한다. 청라언덕역과 동대구역, 대구공항에서는 도심노선과 테마노선을 환승할 수도 있다. 경영 효율성을 위해 이용요금을 5,000원에서 1만원으로 현실화했다.”
_대구과 경북지역 광역ᆞ기초단체장 모두 29일 울릉도와 독도를 간다.
“울릉도에서 ‘대구ㆍ경북 상생관광 협약식’을 한다. 시장 도지사 시군구 단체장 모두 참석하는 행사여서 뜻 깊다. 시와 도는 다양한 대구ㆍ경북 상생협력 프로젝트 중 관광분야에서 시너지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판단해 ‘2020 대구ㆍ경북 관광의 해’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대구와 경북 지자체가 축제나 행사 때 서로 많이 찾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또 대구경북에 본사를 두고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이 현지인 인센티브 관광 장소로 대구경북을 점 찍을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 해외와 연결하는 창이 대구로 나있기 때문에 대구관광자원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_대구관광자원 어떻게 살리나.
“대구의 공연 쇼핑 숙박에다 경북의 유교 선비문화를 연계할 것이다. 2020년에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구ㆍ경북 5대 관광상생 협력사업’을 선정하고, 추진할 것이다. 겨울에 취약한 관광상품을 살리는 차원에서 공연과 문학관, 찻집 등 다양한 아이템을 스토리화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_직접 기획한 사업이 있나.
“동성로와 수성못에 야간상설 거리공연 사업을 펼쳐보겠다. 통상적인 거리공연과는 차별화한다. 오페라와 뮤지컬 등 대구의 문화자원을 거리와 개별 음식점, 술집, 커피숍 등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일본 아키타현에서는 도깨비축제 때 도깨비 분장을 한 사람이 술집에 등장하기도 한다. 대구에는 특색있는 관광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_교환근무가 처음이어서 뜻하지 않은 일도 많을 것 같은데.
“얼굴을 잘 알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으면 내 이야기나 시도 상생협력에 대한 평을 가감없이 듣기도 한다. 얼굴이 팔릴수록 그런 좋은 기회는 사라질 것 같다.”
_대구ㆍ경북 공무원 교환근무에 대해 전시행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명절 전에 중소기업 지원자금을 조기에 집행하는 문제, 여행사 인센티브 지급 문제 등 대구와 경북이 서로간 벤치마킹할 분야가 많다. 이런 것은 먼 발치서 봐서는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문화체육관광 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와 교통 등 전 분야에서 장기적인 교환근무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최근 대구에서 파견된 한만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등 시도 문화분야 간부들이 만나 소통을 했다. 대구에 네트워크가 부족한 부분을 한 국장께서 도와주고 있고, 경북 관광분야는 속도감 있게 추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_경북도로 돌아가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된다면
“대구는 오페라 뮤지컬 등 공연문화산업이 경북에 비해 활성화 되어 있다. 경북도 공연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특정 장르를 선정해 꾸준히 발전시킨다면 세계적인 공연 브랜드를 하나 만들수 있을 것 같다. 대구경북 상생관광 사업은 한해용이 아니다. 상생관광팀을 만들거나 공동협력 마케팅사업이 지속되도록 하겠다.”
정리=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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