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영원하다! 신(알라)은 위대하다!”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가린 여성들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외친다. ‘시리아민주군(SDF)’이 ‘이슬람국가(IS)’를 시리아에서 거의 몰아낸 와중 IS 진영 민간인들의 투항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들의 마음은 아직 IS를 향해있다.
민간인 대피가 진행되고 있는 시리아 동부 바구즈 마을은 IS의 마지막 고정 거점이다. SDF는 IS를 향한 공세를 멈췄다 재기했다를 반복하며 민간인들이 투항하고 피난길에 오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시 공세가 멈춘 최근 며칠간에만 수천에 달하는 민간인들이 투항했다.
그러나 바구즈의 피난민들을 수송하기 위해 인근 사막지역에 설치된 인도인접지에는 평온함과 순응보다 적개심과 분노가 가득했다. IS의 패퇴를 받아드리지 못한 지지자들은 점령군과 취재진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며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듯했다. 한 여성이 신발을 벗어들고 취재진을 향해 “(우리 말고)신발 사진이나 찍어라, 이 신발도 너희들 보다는 낫다”고 외치자 근처의 어린아이들도 동조했다.
인도인접지에 모인 투항자들은 “우리는 신의 법을 지켰을 뿐이다”, “IS는 끝나지 않았다”, “IS는 신의 뜻으로 영원하고 더 거대해질 것”이라고 말하며 IS가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믿는 모습을 보였다. SDF의 한 고위급 지휘관은 “바구즈 내에는 투항할 마음이 없는 전투원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라고 밝혔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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