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라디오 인터뷰서 지적
현재 이용하고 있는 LTE(Long Term Evolution) 이동통신망보다 20~100배 빠른 5G(Generation)가 조만간 서비스를 시작해 통신 혁명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비싼 요금이다. 최소 월 7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희망이 아닌 재앙”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7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SK텔레콤이 정부에 제출한 5G 요금제가 7만~8만ㆍ9만ㆍ11만원대”라면서 “나중에는 20만, 30만원도 나올 수 있게 된다. 5G 서비스가 희망이 아니라 재앙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지금 LTE도 1.2기가를 주는 3만원대 요금제가 있는데 (5G의) 최소 요금제가 7만~8만원이면 우리는 선택지가 없어져 버린다”고 지적했다. 5G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울며 겨자먹기로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5G 망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갔고 이번 정부 들어 통신비를 올리지 못해 영업이익이 줄어 이 정도의 요금을 받는 것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안 소장은 조목조목 반론을 폈다. 우선 안 소장은 LTE 망을 구축할 때 들인 비용(각 사당 7조원 추정)보다 큰 돈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LTE 망을 구축하면서 설치했던 광케이블과 기지국을 그대로 이용하고 일부 장비만 대용량으로 교체하는 수준”이라며 “이통사들이 5G 망 구축 비용을 밝히지 않지만 각 사당 1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이 떨어졌다는 이통사들의 주장도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안 소장은 “참여연대 분석에 의하면 SK텔레콤만 최근 10년간 20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며 “한 회사당 연 평균 1.1조원인데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국내 대기업이 35개밖에 없는 것을 보면 엄청난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2G 때만 해도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다가 3G로 가면서 4만원 이상(부가가치세 포함)의 정액요금제가 등장했고 3G, 4G(LTE)로 오면서 요금이 급등했다. 이번에는 중저가 요금제를 없애는 꼼수를 부렸다”면서 중저가 요금제 부활과 요금 인하를 이통사들에 요구했다. 안 소장은 아울러 LTE 요금 인하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SK텔레콤의 5G 요금제를 검토한 결과 ‘반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비싸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은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요금을 갑자기 높이거나 낮추면 시장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새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요금제가 인가된 후 요금을 설계해왔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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