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복구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very, very disapointed)”이라며 반응을 내놓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니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8개월간 예멘에 억류돼있다 풀려난 미국인 대니 버치와 그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자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보고서와 관련 보도에 대해 '북한이 핵심 미사일 발사장 복구를 통해 약속을 깨고 있는 것이냐'’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확인하기에 아직 너무 이르다"며 "그러나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정말로 끔찍한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관계는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일(미사일 발사장 복구)이 일어났다면 나는 매우 실망할 것이다"라고 거듭 말했다. 이어 "그것은 매우 이른 리포트"라면서도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에게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종국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북한의 진의 등 정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되기 이전에 성급한 대응에 나서는 것은 자제하겠다는 '선(先) 사실관계 확인-후(後) 대응' 기조로 일단 신중론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정보당국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최종 판단 결과 복구 움직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북 강경기조 선회 가능성 등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냉각기를 맞은 북미 대화의 재개 흐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실험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공개한 김 위원장의`'하노이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방침을 밝혔다고 공개했으며,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핵시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앞서 미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전날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해체 작업이 시작됐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작업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이날 북한 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를 통해 “상업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히 재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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