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서 대북 강경 메시지
北도 “빅딜 문서, 무례하다” 비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을 향해 “비핵화를 하지 않으려고 하면, 우리는 제재 강화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같은 날 외곽 매체를 통해 미국이 북한에 건넸다고 볼턴 보좌관이 언급한 이른바 ‘빅딜’(Big deal) 문서에 대해 “무례하다”며 비난에 나섰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장외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볼턴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를 “그것(비핵화)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들은 자신에게 부과돼 있는 참담한(crushing) 경제 제재로부터 완화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 메시지를 보내며 추가 대북 제재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돌아가서 자신들의 전략을 재평가하라”고 촉구하면서다.
특히 그는 “미국은 그들(북한)이 과거 행정부들에 팔았던 것과 똑같은 조랑말을 사진 않을 것”이라는 말로 전임 행정부들과 달리 까다로운 잣대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협상 결렬 이후 연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북 메시지를 쏟아내는 볼턴 보좌관을 두고,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이 의도적으로 대북 강경파를 전면에 세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북한도 대미 비난에 나섰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영변 핵시설 폐기는 선의에 기초한 상응조치’ 제하 기사를 통해 볼턴 보좌관의 ‘빅딜’ 문서 발언을 거론하며 “강압적이고 무례한 패권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장에서 북한이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것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 조치들을 명시한 문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지만, 김 위원장이 거절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조선(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전에 조미 신뢰조성을 위한 동시 행동의 첫 단계공정을 바로 정하고 그 실천 준비를 다그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관영 매체와 달리 외곽 매체가 대미 압박에 나선 것은, 북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알릴 필요성이 있기는 하나, 미국과의 대화 틀은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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