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손학규 대표는 현지 임시거처에서 한달살이 총력지원
4ㆍ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지난 다섯 차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에 세 번, 정의당에 두 번 승리를 안긴 경남 창원성산을 놓고 각 당의 기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직접 창원으로 달려가 표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정의당은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며 ‘고(故) 노회찬 지역구 지키기’에 당력을 쏟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6일 경남 창원시에서 올해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4ㆍ3 선거 승리 의지를 다졌다. 이어 성산구 정당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손학규 대표는 “당 지지율이 낮고 창원 지역 지지도는 더 낮고, 이재환 후보는 너무 젊고 (정치) 경험도 짧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우리 정치를 바꾸겠다는 정신을 갖고 있는 이상 보궐선거를 놓쳐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지난달부터 창원에 마련한 임시거처에서 ‘한달살이’를 하고 있다. 중앙당 회의때만 상경하고 다시 현지로 내려갈 만큼 힘을 쏟고 있다.
전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창원 반송시장을 찾아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에 나섰다. 황 대표는 당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김해시 봉하마을만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강기윤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급히 창원행을 일정에 추가했다.
이번 선거는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단 두 석이 걸려 있는 ‘미니 보선’이지만, 황교안 신임 한국당 대표에겐 정치력을 평가 받는 첫 번째 시험무대다. 후보단일화에 기대지 않고 완주를 선언한 바른미래당도 의미있는 득표를 할 경우 ‘거대 양당을 견제하는 대안정당’으로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이들 정당 지도부가 창원에 특히 관심을 쏟는 이유다.
창원성산 승부의 최대 변수는 범여권의 단계적 단일화 여부다. 여영국 정의당ㆍ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먼저 단일화 협상에 착수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4일 권민호 민주당 후보도 3자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여 후보 측은 이날 “촛불 부정세력에 창원 성산을 내어줄 수 없다는 권 후보 제안에 동의한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민중당이 크게 반발하고 나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범여권이 결국 협상에 성공해 단일후보를 낼 경우 한국당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창원성산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다섯 번의 총선에서 한국당 후보에게 두 차례, 진보정당 후보에게 세 차례 배지를 안겨준 만큼, 어느 쪽도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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