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2년까지 조성ㆍ운영… 창업 후 성장 단계까지 지원
정부가 벤처기업을 키우기 위해 2022년까지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성장) 펀드를 조성ㆍ운영하기로 했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초기 자금 부족으로 창업 3~5년 사이 폐업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견뎌 내고 중견기업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또 엔젤투자를 유치했을 경우 투자 받은 금액의 2배까지 완전 보증하는 특례보증기금 100억원을 신설한다.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ㆍ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적용 벤처사업도 연내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ㆍ기획재정부ㆍ산업통상자원부 등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2벤처 붐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 금액(3조4,000억원)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살아난 창업 불씨를 ‘제2의 벤처 붐’으로 키워 경제 활력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며 “창업초기 기업 중심으로 지원하는 정책에서 좀 더 진화해 이들의 성장까지 아우르는 대책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신규 벤처투자 규모를 5조원, 유니콘 기업 수를 20개(올해 1월 기준 6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벤처기업을 의미한다.
우선 정부는 향후 4년간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전용펀드를 만들어 벤처기업이 창업 시기 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단계에서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엔젤투자 확대를 위한 펀드도 만들어진다. 정부는 엔젤투자자의 투자 지분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엔젤세컨더리 전용펀드를 향후 4년간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엔젤투자는 벤처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개인 투자자 여럿이 지원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는 투자기법이다. 벤처캐피탈에 지분을 팔 때 엔젤투자자의 양도차익에 대해선 비과세를 적용한다.
5~10년 이내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발굴, 집중 육성하는 ‘퓨처 유니콘 50’(가칭) 프로그램을 올해 하반기 도입한다. 매년 50개 안팎의 유망 ICT 스타트업을 선발해 자금, 멘토링, 연구개발(R&D) 기술 이전 등을 지원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비상장 벤처기업에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차등의결권은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창업자 등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벤처기업이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스톡옵션 행사 때 비과세 혜택도 연간 2,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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