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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 더 작은 딜 받지 않고 ‘친절하게’ 걸어나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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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 더 작은 딜 받지 않고 ‘친절하게’ 걸어나간 것”

입력
2019.03.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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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북미회담 뒷얘기 연일 공개… “북한, 각본 안 통해 놀랐다고 생각”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요구한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 더 작은 딜(the lesser deal)을 받아들이기보단, 매우 친절한 방식으로 (회담장 밖으로) 걸어 나간다고 말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스뉴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내놓은 해설이다.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했던 그가 최근 미 언론을 통해 당시의 뒷얘기를 잇따라 풀어놓고 있는 모습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은 정말로 정확하게 올바른 일을 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에) ‘당신들이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뿐 아니라,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만 한다면 엄청나게 밝은 경제적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이 결정만 내려라. 당신의 주민을 더 안전하게 하고 그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라’고 했다”며 “하지만 북한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의 전면적 폐기와 경제적 보상을 맞바꾸는 일괄타결 식의 빅딜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수용하지 않았고, 따라서 미국은 비핵화 목표에 못 미치는 스몰딜보단 차라리 결렬을 택했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 3일에도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빅딜 문서를 건넸다.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적힌 문서였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 바 있다. 하노이 선언 채택 불발 이후, 대북 초강경파인 보좌관이 전면에 나서 북한 측에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이날 ‘모든 핵무기’라는 표현까지 추가하면서 완전한 WMD 폐기를 요구했음을 더욱 확실히 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미 조야 내에서 일고 있는 회의론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나는 북한이 (미국의) 3대 전임 행정부들을 상대로 사용했던 각본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통하지 않아 놀랐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그들이 가장 놀란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회담을 가짐으로써 그를 국제무대에 정상화한 측면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대통령은 이 회담들을 개최함으로써 어떤 것도 (북한에) 내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0년간의 실패와 비교할 때 ‘덜 성공적이다’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러니 어떻게 굴러가는지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미국이 유지해 온 전통적 방식의 대북 전략이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거나 늦추는 데 큰 효과가 없었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완전히 뒤집는 방식으로 다른 걸 시도했다는 주장이다.

볼턴 보좌관은 아울러, 이번 회담 결렬의 책임을 북한 측에 돌리면서도 북한과의 후속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중요한 건 싱가포르에서 1차 정상회담을 통해 대통령이 북한에 문을 열어뒀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걸어 들어오지 않았고,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다시 문을 열어 뒀다. 그런데도 그들은 거기에서도 역시 걸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여전히 문을 열어 뒀다”며 “그들(북한)은 밝은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단지 모든 WMD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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