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중국산 김치에 대처
정부, 김치산업 육성방안 마련

맛과 품질이 유지되는 국산 김치 유통기한을 현재 30일 수준에서 60일까지 늘리기 위한 연구ㆍ개발(R&D)이 추진된다.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김치의 품질을 높일 학교급식 김치 표준도 올해 하반기 만들어진다.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도 내년 100곳까지 확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김치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산 김치의 해외 수요는 늘어나는데 정작 국내 시장은 갈수록 값싼 중국산에 잠식 당하는 딜레마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다.
실제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19.7% 늘어난 9,7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값싼 중국산 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김치 수입(1억4,000만달러) 또한 사상 최고였다.
먼저 국산 김치의 품질을 높일 ‘김치 R&D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한다. 핵심 목표는 현재 30일인 김치 유통기한을 내년까지 60일로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치의 맛과 품질을 좌우하는 미생물(유산균)인 종균 개발 인력을 올해 8명을 시작으로 2022년 2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김치를 잘 먹지 않는 청소년을 위해 학교급식에 나오는 김치의 품질도 끌어올린다. 하반기 중 학교급식 김치 표준을 개발ㆍ보급해 김치의 숙성도ㆍ산도ㆍ염도ㆍ대장균 기준을 설정한 후 학교급식김치생산자협의회에서 이에 대한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 섭취량이 적은 청소년들이 더 맛있고 안전한 김치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시장도 확대한다. 한국도로공사와 협업해 지역관문인 고속도로 휴게소에 국산김치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 7월 전북지역 17개 고속도로 휴게소가 지역 농협으로부터 국산 김치를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내년에 이처럼 국산김치를 사용하는 휴게소를 100개소까지 늘린다.
임가공 비율이 높은 군납 김치는 완제품 형태의 국산김치로 전환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군이 지역 내 김치공장에 원료비와 임가공비를 주고 생산을 맡기는 현행 체제에선 업체가 정말 국산 원재료로 김치를 만들었는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 “이에 원산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완제품 공급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용 김치, 고령자용 김치 등 특수ㆍ기능성 김치를 개발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김치협회와 산지유통조직간 안정적인 원료공급 체계를 구축해 국산 김치의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김치의 수출 물류비와 홍보에 대한 정부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방안이) 국산 김치의 품질 경쟁력 제고 및 소비 저변 확대를 통해 김치 원료 생산 농가의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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