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KT ‘안심맵’ 개발
역ㆍ출입구별 빅데이터 분석
범죄 빈도 따라 색깔로 표시
20대 여성 A씨는 처음 이용하는 지하철역에 들어서기 전 스마트폰을 켰다. 지도에는 역뿐 아니라 역 출입구 별로 빨간색부터 파란색까지 다양한 색깔이 표시됐다. 빨간색에 가까워질수록 몰래카메라 촬영 같은 디지털 성범죄 발생 위험이 높은 곳이다. 다행히 반대편 출입구 쪽은 파란색이었다.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A씨는 그쪽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경찰청과 KT는 6일 시민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언제든지 자신이 이용하는 수도권 지하철 노선의 각 역과 출구별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안심맵’을 개발, 다음달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안심맵은 경찰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데이터와 통신사가 보유한 유동인구 데이터를 결합, 수도권 일대 지하철역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난해 4월 두 기관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빅데이터 플래그십 시범사업에 참여, 공동 작업을 해왔다. KT의 빅데이터 전문가는 물론, 경찰의 프로파일러까지 참여해 범죄발생 빈도뿐 아니라 전체 유동인구, 시간대별 유동인구 구성 비율과 혼잡도, 상업ㆍ주거ㆍ오피스 등 지하철 역 인근지역 데이터, 지하철 노선과 계절적 특성까지 반영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하철 내 몰카 범죄는 여름철 출퇴근 시간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지하철 역 인근 지역이 상업, 혹은 오피스 지구일 경우 발생 빈도가 더 높아졌다. 특히 유동인구 가운데 20대 여성 비율이 14% 이상인 구간에서 전체 범죄의 66%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안심맵은 역과 역의 출입구별 위험 등급을 1급(높음)에서 5급(낮음)까지, 빨간색에서 파란색까지 5가지 등급으로 표시했다.
경찰청은 지하철경찰대를 비롯, 경찰관 누구나 현장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운영 중인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지오프로스’에도 안심맵을 탑재할 계획이다. 경찰은 안심맵을 참고해 역별, 출입구별로 시간대에 따라 위험도가 높은 곳부터 우선적으로 순찰하게 된다. 또 행정안전부의 ‘생활안전지도’, 경찰이 운영하는 ‘사이버경찰청’ 등에도 안심맵을 연결하는 한편, 도시철도공사 등에도 제공해 업무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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