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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몰카 위험구역’ 모바일로 확인

입력
2019.03.06 12:00
수정
2019.03.06 19: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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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KT ‘안심맵’ 개발

역ㆍ출입구별 빅데이터 분석

범죄 빈도 따라 색깔로 표시

경찰청과 KT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구축한 지하철 안심맵 화면.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가 높을 수록 빨간색으로 변해간다. 경찰청 제공
경찰청과 KT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구축한 지하철 안심맵 화면.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가 높을 수록 빨간색으로 변해간다. 경찰청 제공

20대 여성 A씨는 처음 이용하는 지하철역에 들어서기 전 스마트폰을 켰다. 지도에는 역뿐 아니라 역 출입구 별로 빨간색부터 파란색까지 다양한 색깔이 표시됐다. 빨간색에 가까워질수록 몰래카메라 촬영 같은 디지털 성범죄 발생 위험이 높은 곳이다. 다행히 반대편 출입구 쪽은 파란색이었다.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A씨는 그쪽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경찰청과 KT는 6일 시민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언제든지 자신이 이용하는 수도권 지하철 노선의 각 역과 출구별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안심맵’을 개발, 다음달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안심맵은 경찰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데이터와 통신사가 보유한 유동인구 데이터를 결합, 수도권 일대 지하철역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난해 4월 두 기관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빅데이터 플래그십 시범사업에 참여, 공동 작업을 해왔다. KT의 빅데이터 전문가는 물론, 경찰의 프로파일러까지 참여해 범죄발생 빈도뿐 아니라 전체 유동인구, 시간대별 유동인구 구성 비율과 혼잡도, 상업ㆍ주거ㆍ오피스 등 지하철 역 인근지역 데이터, 지하철 노선과 계절적 특성까지 반영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하철경찰대 경찰관들이 서울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을 순찰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지하철경찰대 경찰관들이 서울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을 순찰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하철 내 몰카 범죄는 여름철 출퇴근 시간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지하철 역 인근 지역이 상업, 혹은 오피스 지구일 경우 발생 빈도가 더 높아졌다. 특히 유동인구 가운데 20대 여성 비율이 14% 이상인 구간에서 전체 범죄의 66%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안심맵은 역과 역의 출입구별 위험 등급을 1급(높음)에서 5급(낮음)까지, 빨간색에서 파란색까지 5가지 등급으로 표시했다.

경찰청은 지하철경찰대를 비롯, 경찰관 누구나 현장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운영 중인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지오프로스’에도 안심맵을 탑재할 계획이다. 경찰은 안심맵을 참고해 역별, 출입구별로 시간대에 따라 위험도가 높은 곳부터 우선적으로 순찰하게 된다. 또 행정안전부의 ‘생활안전지도’, 경찰이 운영하는 ‘사이버경찰청’ 등에도 안심맵을 연결하는 한편, 도시철도공사 등에도 제공해 업무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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