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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만난 권양숙 “봉하 사저, 아방궁 맞는 것 같다”며 뼈있는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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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만난 권양숙 “봉하 사저, 아방궁 맞는 것 같다”며 뼈있는 농담

입력
2019.03.05 21:05
수정
2019.03.0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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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당 지도부가 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나오고 있다. 2019.3.5 김해=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당 지도부가 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나오고 있다. 2019.3.5 김해=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차 봉하마을을 방문한 가운데 가진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이 애초 우려(?)와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30분 간 진행됐다. “한국당 지도부가 온다고 해서 매화 꽃을 꺾었다”며 환영한 권 여사는 “(봉하마을 사저가) 아방궁이 맞는 거 같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과거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한 점을 감안하면 권 여사의 언급은 뼈있는 농담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선물로 홍삼을 준비했다. 검사 출신인 황 대표가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황 대표의 권 여사 예방에 관심이 쏠렸다.

황 대표는 이날 권 여사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님의 통합과 나라 사랑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 불이익이 있었다’는 취재진 질문에는 “오늘은 노 전 대통령 추모하는 일에만 마음을 모으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권 여사 예방에 동행한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대화 내용을 취재진에게 일부 공개했다. 민 대변인은 권 여사가 이날 붉은색 신발을 신은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붉은색은 한국당 상징색이다. 이하는 이날 권 여사와 황 대표가 30분 간 나눈 대화 중 일부.

권 여사=먼 길 오셨다.

황 대표=당연한 일입니다. (노 전 대통령)서거 10주년을 맞아 여러가지로 마음이 무겁고 힘드실 텐데.

권 여사=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오시기 불편하셨을 텐데 귀한 시간 빼앗아서 죄송하다.

황 대표=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기념 행사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권 여사=(봉하마을이 아닌) 서울에서 준비하고 있다. 올해가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이기도 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권 여사=대표님 오셨다고 매화 꽃을 꺾어왔다.

한선교 사무총장=질문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전거 뒤에 태웠던 손주는 몇 살이냐.

권 여사=놀라지 마세요. 손녀가 고1인데 키가 170㎝다.

황 대표=아이들(손주)은 어떻게 되나

권 여사=손자, 손녀 합해 여섯 명이다. 친손자 세 명, 외손자 세명.

황 대표=저는 (손주가) 네 명이다. 남매가 남매를 낳았다.

권 여사=저도 (자녀가) 남매인데 세 명씩 낳았다.

황 대표=계속 건강하세요. 선물로 홍삼을 준비했다. 틈틈이 잊지 말고 드십시오.

권 여사=저희는 준비한 게 없습니다.

황 대표=천만에 말씀을요. 저희들은 뭘 받더라도 불법입니다.(일동 웃음)

(사저 밖으로 나와)

황 대표=대통령님 계셨던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입니다.

권 여사=그래도 참 잘 지은 집입니다. 아방궁이 맞는 것 같아요.(일동 웃음) 가정집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지은 집 같아요.

김해=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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