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내달 평균수명 연장 반영해 보험료 조정
평균수명 연장을 반영한 보험상품 개정에 따라 사망보험료 인하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보험업계는 다음달 인하된 보험료를 일제히 적용될 전망이라 종신ㆍ정기보험 등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에 새로 들려는 계획이 있다면 잠시 가입을 미루는 것이 유리하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는 최근 제9차 ‘경험생명표’ 개정으로 인한 보험상품 개정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험생명표란 보험개발원이 보험가입자 통계를 기반으로 성별ㆍ연령별 사망률과 사고율을 산출한 표준 자료다. 이번에 개정된 경험생명표는 평균수명을 남성 83.5세, 여성 88.5세로 산출했다. 2015년 8차 생명표와 비교하면 남성은 수명이 2.2세, 여성은 1.8세 정도 늘어난 것이다.
새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면 사망 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은 이론적으로 보험료가 인하된다. 피보험자가 장수하게 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망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이익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하는 이르면 다음달 일괄 반영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보험사들은 1월, 4월, 10월에 맞춰 상품 개정을 하는데, 이번에는 지난해 12월 경험생명표가 배포됐기 때문에 준비 작업을 거쳐 4월에 일시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보험료도 이때부터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사망시까지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 연금보험은 보험료 조정 방향이 사망보험과 반대다. 가입자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기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금보험은 보험금 수령액이 줄어들거나 역으로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는 만큼 보험료 조정 이전에 가입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이미 경험생명표 개정에 따른 보험료 인하를 공표한 기업도 있다. 교보생명 산하 인터넷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주력상품인 정기보험ㆍ종신보험ㆍ암보험 등 11개 상품과 3개 제도성 특약에 지난달부터 새 경험생명표를 적용했다. 그 결과 정기보험은 사업비를 포함해 보험료가 최대 27.5% 인하됐고 암보험 보험료도 15.9% 내렸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관계자는 “고객들이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 위주로 신규 경험생명표를 먼저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험생명표 개정은 신규 가입자의 상품에만 해당하므로 기존 가입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보험료가 예상처럼 크게 인하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상품 개정을 할 때는 새 경험생명표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금리에 따라 변동되는 예정이율(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 지급시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도 검토하고 약관도 일부 조정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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