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오늘 또한 숨 막히는 하루였다.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제주와 강원의 하늘에도 먼지가 가득했다.전국 12개 시·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5일 제주도에서는 한라산이 희뿌연 먼지에 가려 시야에서 사라졌다.미세먼지 청정지대로 알려진 제주마저 미세먼지 공습을 받자 주민과 관광객들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상 처음으로 제주에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지만,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도민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학생 중 상당수도 마스크 없이 무방비 상태로 학교로 향했다.
'미세먼지 피난' 여행지로 주목 받았던 청정 강원도지역마저 이날 미세먼지 공습을 당했다.이날 강릉에 올해 처음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강원도 역시 하늘이 잿빛이었다.한눈에 올려다 보이던 대관령을 비롯한 푸른 하늘은 온데 간데 없고 백두대간은 미세먼지가 삼켜 버렸다.
청정지역까지 이런 사정이다 보니, 평소에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던 다른 지역은 말 그대로 재난에 가까운 모습이었다.전국 대부분 지역은 희뿌연 먼지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보기도 어려울 정도였다.이날 서울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가 초미세먼지를 관측한 2015년 이래 지금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농도 최고치는 올해 1월 14일 129㎍/㎥다. 이어 전날(3월 4일) 117㎍/㎥이 뒤를 잇는다.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이어지면서 건강과 일상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한낮에도 해를 보기 어려운 흐릿한 날씨에 시민들은 우울감까지 호소하고 있다.미세먼지는 내일(6일)도 기승을 부리겠다.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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