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 졸업ㆍ임관식 참석… 주력 잠수함ㆍ구축함 사열도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올 것”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취임 후 처음 해군 최초 대형상륙함인 독도함에 탑승했다.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73기 졸업ㆍ임관식에서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가 의지를 갖고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반드시 올 것”이라며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헬기를 통해 연병장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독도함에 착륙했다. 문 대통령이 독도함에 오른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우리 해군 최초의 대형상륙함인 독도함은 아시아 최대의 상륙함이라는 수식에 걸맞게 큰 규모와 최신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항공모함보다는 적지만 독도함 내 격실(방)은 700여 개에 달하고 높이가 17층 빌딩 수준에 이른다.
해군은 매년 해사 졸업ㆍ임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연병장 앞 바다에 독도함을 정박하고 있다. ‘독도’라는 상징성에, 지금까지 건조된 함정 중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에 임관하는 장교 및 가족들에게 자부심 느낄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독도함에 내린 문 대통령은 인근에 대기 중인 해군 항만경비정으로 옮겨 탄 뒤 해사 부두를 통해 졸업ㆍ임관식이 열리는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문 대통령이 항만경비정을 타고 입장하는 도중엔 바다에 떠 있던 독도함을 비롯해 안중근함, 손원일함, 서애류성룡함의 장병들에게 경례를 받는 등 해상사열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해사 졸업ㆍ임관식 참석이 독도함 탑승에서부터 시작된 것을 두고 청와대는 “한국의 해군력을 보여주면서 해양주권 수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문 대통령이 독도함을 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처음 제안은 해군에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독도함 승함을 해군에서 먼저 제안했고, 청와대에서 제안을 받아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민하다가 결국 받아들인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는 일본과 외교 마찰을 빚을 수 있는 독도 문제를 직접 거론하기보단 해군력의 증강이 한반도 평화 유지에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주변국을 둘러보면 지금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가 최우선 과제이지만, 동시에 세계 4대 군사 강국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며 “모든 면에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며, 평화를 단지 지켜내는 것을 넘어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육군사관학교 졸업ㆍ임관식 축사에 이어 ‘한반도 평화의 근간은 군사력’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일본을 언급한 건 해군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일본군 출신이 아닌 온전히 우리 힘으로 3군 중 최초로 창건했다”고 한 정도였다. 3ㆍ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보여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과의 협력’ 기조를 유지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의 3ㆍ1절 기념사를 보면 초계기 갈등으로 불거졌던 한일 갈등이 봉합 수순으로 가는 분위기 같다”며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독도함에 내린 건 우리 국방 개혁 방향의 한 측면으로, 해상전과 관련한 우리 전력을 한 번 둘러보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하기 전 김해공항에 들러 국내 처음 도입한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에 탑승해 내부를 둘러보기도 했다. 우리 군은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KC-330를 올해 총 4대까지 인수할 예정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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