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의 백사장 면적이 차츰 늘고 있지만 10곳 중 7곳은 여전히 침식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낮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해수욕장은 모래로 가득 차 있었다. 불과 10개월 전만해도 자갈밭이나 다름 없었다. 연안 침식을 막기 위해 경북 울진부터 영덕, 포항, 경주와 울릉까지 정부와 경북도, 각 자치단체가 해마다 200억원의 돈을 들여 예방 사업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경북도가 ㈜지오시스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동해안의 연안침식실태를 조사한 결과 경주시를 제외한 포항 영덕, 울진, 울릉 연안의 백사장 면적은 2017년보다 9만2,489㎡ 늘었다. 국제 공인 축구장(7,140㎡)의 13배 규모다. 같은 기간 늘어난 백사장 모래 양은 9만9,420㎥에 달한다.
백사장 면적과 양이 늘면서 침식 우려 및 심각지역 비율도 줄었다. 전체 조사 대상 41곳 중 침식이 우려되는 C등급은 2017년 30곳에서 지난해 28곳으로 2곳 줄었다. 최하 등급인 ‘심각(D등급)’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도 한 곳도 없었다. C등급과 D등급을 합친 침식 우심 비율도 2017년 73.2%에서 지난해 68.3%로 4.9%p 감소했다.
경북 동해안의 침식 우심 지역이 줄어든 것은 정부와 경북도가 해마다 연안정비사업으로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적극적인 예방사업을 펼친 덕분으로 풀이된다. 해양수산부와 경북도는 지난해 174억원을 들여 바다 위에 파도를 막는 구조물과 방파제를 설치하거나 방재림을 심었다.
강태순 ㈜지오시스템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침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높은 파도의 출현율이 감소했다”며 “침식 우려 지역에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연안정비사업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해수부와 경북도는 올해도 214억원을 투입해 연안 침식을 막는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일부 유실이 심한 지역은 인위적으로 모래를 채우는 양빈 사업도 전개한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조사대상 41곳 중 침식이 일어나지 않는 A등급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곳도 없다. 또 동해안의 침식 우심 비율이 줄었다지만 68.3%로 전국 평균 59.6%보다 높다.
김두한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계속해 경북 동해안의 침식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연안정비사업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며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연안을 보전하고 이용 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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