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라운드부터 흥행 대박을 맞은 프로축구 K리그에서 올해부턴 심판의 휘슬 소리가 크게 줄고 재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득점 기회에서 벌어진 파울에 대해선 가능한 공격 팀에 유리하도록 어드밴티지를 적용하고, 골 상황에서의 핸드볼 파울이나 오프사이드의 경우 공격 상황이 종료되면 판정을 내린다는 게 K리그 심판진의 이번 시즌 방침이다. 다이내믹한 경기 흐름에서 휘슬을 불어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겠단 의지다.
유병섭 대한축구협회 심판강사는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시즌 K리그 판정 가이드라인을 설명하고, ‘공격축구’가 위축되지 않도록 심판들도 노력하겠단 뜻을 전했다. 유 강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 규칙의 기본정신은 페어플레이지만, 이를 충족하면서 즐거운 축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판정의 기본정신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팬들이 축구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유 강사는 가장 먼저 좋은 공격기회를 해치는 장면에 대해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상대방의 골 찬스를 반칙으로 저지할 땐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아끼지 않겠단 얘기다. 대신 수비수의 반칙 후에도 공격자가 유리한 상황일 경우 어드벤티지를 적극 활용해 보다 득점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돕겠다고 했다. 유 강사는 “레드카드가 나올 정도의 상황이라도 골이 터진다면 어드밴티지를 부여하겠다”며 “이는 반칙 이후에도 경고와 (상대팀의)득점으로 대가는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프사이드 판정도 가능하면 공격 상황이 종료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 강사는 “부심이 징계를 우려해 오프사이드로 보이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깃발을 들어 경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무조건 골이 터지고 공격이 끝나고 난 후 깃발을 들도록 해, 최대한 공격적인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 인천과 제주의 1라운드 경기에서도 오프사이드 상황으로 보이는 장면이 4차례 있었지만 경기를 끊지 않았다”라면서 “이날 결과는 1-1 무승부였지만 주심의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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