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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경제] 대구FC 새 전용구장 ‘DGB대구은행파크’ 9일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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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경제] 대구FC 새 전용구장 ‘DGB대구은행파크’ 9일 개장

입력
2019.03.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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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초로 기업이 경기장 명칭사용권 획득

※이번주부터 내고장 경제를 소개하는 코너를 시작합니다. 이 코너에서는 섬유와 기계 중심에서 탈피해 미래산업을 준비하는 경제의 현장을 담습니다. 4월부터는 내고장의 정치 문화도 순차적으로 싣습니다.

축구전용구장으로 대구FC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전경. DGB대구은행 제공
축구전용구장으로 대구FC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전경. DGB대구은행 제공

대구 시민구단인 대구FC의 새로운 홈 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가 9일 오후 2시 2019K리그1 2라운드 대구FC 대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시작으로 정식으로 문을 연다. 지난달 25일 대구FC가 팬들을 초청해 훈련모습을 공개하는 등 오픈 트레이닝을 한 적은 있지만 일반인 대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DGB대구은행파크는 낡은 대구시민운동장 축구장을 대구시가 리모델링한 것이다. 대구스타디움이 생기기 전까지 전국체전 등 큰 대회가 열릴 때 메인스타디움으로 쓰였다. 시는 2016년 12월에 착공, 총 515억원을 들여 1만2,000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필요에 따라 3,000석을 증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경기장 형태도 일반 종합운동장에서 축구전용구장으로 바뀌었다. 관중석에서 그라운드가 거의 맞닿을 정도다. 관람편의를 위해 지붕도 설치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경기장 명칭에 지역 대표금융기관인 DGB대구은행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이 네이밍 마케팅 일환으로 경기장 명칭사용권을 사들여 DGB대구은행파크라고 명명했다. 대구FC가 대구시로부터 경기장 무상사용권을 얻은 만큼 명칭사용권 판매수입도 대구FC몫이 된다. 구단 운영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대구은행이 명칭사용권 판매에 지불한 대가는 연간 15억원. 향후 10년간 연단위로 갱신된다.

대구은행은 개장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전에 돌입했다. 먼저 경기장 주출입구 전면에 대형 간판을 부착했다. 9일 개막전 때는 경기장 앞에 이동은행을 설치하고, 응원용 수건 1만장을 경기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개막전 티켓 1,000매를 확보, 지역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개막전 관람행사인 ‘DGB대구은행파크 꿈키움데이’ 행사도 연다.

대구은행은 명칭 사용권과 별도로 2003년부터 대구FC 메인스폰서(공식 후원사)로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초기에는 연간 2억~3억원씩 후원하던 것을 한때 연간 20억원대로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공식 후원금은 공개하지 않지만 상당한 금액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거액’을 들인 대구은행의 대구FC사랑이 흑자인지 적자인지는 미지수다. 대구은행 측은 투자비용 이상 효과를 거둔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DGB대구은행파크는 대구 대표적 랜드마크로, 신문 방송 인터넷 등에 DGB대구은행이 반복적으로 노출돼 금융기관 이미지 제고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순히 손익계산을 떠나 대구시민구단인 대구FC를 후원하는 것은 지역 대표금융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사회공헌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직간접 홍보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대구시금고로서 울며겨자먹기식 베팅이라는 설명이다. 대구FC는 시민구단이지만, 대구시와 대구은행의 지원이 절대적인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대구시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김태오 대구은행장은 “대구은행은 지난해 FA컵에서 우승한 대구FC를 꾸준히 후원해왔으며, DGB대구은행파크 시대 개막으로 대구가 세계적인 축구 메카가 될 것”이라며 “DGB대구은행파크와 대구FC의 선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홍보효과를 기대한다”며 지역사회와 지역민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리그에서 기업이 경기장 명칭권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시도 대전월드컵경기장 명칭사사용권 매각에 나섰지만,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기업이 공공시설인 경기장 등의 명칭 사용권을 사들여 자사 기업이나 브랜드명을 붙이는 것은 해외에선 흔한 일이다. 독일 프로축구팀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아레나가 대표적이다. 미국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이 유명하다. 벤츠가 지난 2017년 개장한 미식축구장 명칭 사용권을 27년간 사용하기로 사들여 이같이 명명했다. 축구강국 스페인에선 구단별로 경기장 명칭사용권 판매가 더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구연고 프로구단인 삼성라이온즈는 수성구 연호동 야구장에 총 공사비 1,666억원 중 500억원을 지원하고 25년간 명칭 사용권을 얻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명명했다. 대구에서 야구가 ‘라팍’이라면 축구는 ‘디팍’의 시대가 열린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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